법무부와 검찰은 2일 새해 첫 업무개시와 함께 중단 없는 수사의지를 다짐했다.이날 오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신년 교례회에서 강금실 장관은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에게 따로 건배를 청하는 등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법무부 산하 기관장과 검찰 간부 60여명이 참석한 행사 도중 강 장관은 자신과 고검장급 검찰 간부들이 자리한 헤드테이블로 안 부장을 불렀다. 강 장관은 다소 어색한 표정의 안 부장에게 "앞으로 잘 해 달라"는 덕담과 함께 식혜를 권한 뒤 서로 잔을 부딪쳤다. 강 장관은 이날 배포한 신년사에서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좋은 기회다. 국가의 미래를 열어 간다는 사명감을 갖고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서영제 서울지검장은 "강 장관 부임 이후 검찰이 해방후 처음 국민의 박수 갈채를 받고 있다. 과거 약간의 사심이 개입한 검찰권 발동으로 국민의 질책을 받은 바 있지만 강 장관 부임 이후 법과 원칙에 따른 검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며 강 장관을 한껏 띄우는 발언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직원들과 '신년 다짐' 행사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났다. 송 총장은 연초 정기인사에서 대선자금 수사팀의 교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인사 시점에 수사 진척도를 봐서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큰 폭의 수사진 교체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기업수사가 경제에 주름을 가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므로 가능한 한 빨리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숨기고 비겁하게 하면 국민 지지를 못 받는다는 것을 알겠더라. 숨기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정도를 걷는다는 것이 쉽지 만은 않다"며 고충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법무부와 검찰의 이날 신년 행사는 직원들이 도열한 상태에서 장관과 검찰총장이 훈시를 하던 예년의 형식에서 벗어나 다과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송 총장은 "검찰 문화가 권위적이라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 왔다"며 "대검 조직 슬림화를 비롯,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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