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의 엽서 /신영복 지음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년간의 옥고를 치른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88년 펴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실린 글의 육필 엽서·원고의 영인본이다. 93년 필자의 엽서를 한 두 장씩 보관하고 있던 친구들이 원본을 본인에게 돌려주면서 발간한 책 '엽서'가 절판된 후 독자들의 요구가 끊이질 않자 10년만에 다시 찍었다. '엽서'는 헌책 수집자들 사이에서 수집목록 1호가 될 만큼 희귀본이었고, 고급 컬러 복사한 복제판이 나돌기도 했다. 신 교수가 69년 사형선고를 받고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에 수감됐을 때부터 88년 전주교도소에서 출소할 때까지의 기록과 '검열필' 도장이 찍힌 230여 장의 엽서가 실려있다.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죽음을 앞둔 극한 상황에서 작은 엽서와 화장실용 휴지에 써내려간 사색의 흔적, 가족을 향한 그리움 등이 생생히 담겨있다. 돌베개·3만8,000원.
아프니까 사랑하지 말까?
/이규환 지음
인터넷 상담 사이트 '마음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신경정신과 의사 이규환씨가 사랑에 관한 에세이를 썼다. 우리는 연인을 만날 때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가 안다고 가정하는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헌신하는 것은 내면에 있는, 이미지로 그려진 존재를 향해 충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다 잘 알고 이해하려면, 우리 자신이 가정하고 있는 상대에 대한 생각을 지워버리고 있는 그대로 보고 들어야 한다. 그에 대해 생각하고 가정하는 것을 줄이면 줄일수록 그의 본 모습에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는 것이, 치료와 경험을 통해 얻은 저자의 결론이다. 미토·9,000원.
열목어 눈에는 열이 없다
/권오길 지음
"눈에 열이 너무 많아서 찬 곳을 찾아가 열을 식힌다"고 알려져 있는 열목어(熱目魚). 그러나 열목어의 눈에는 열이 없다. 한자 이름 때문에 눈에 열이 있는 물고기라고 생각하는 통념은 잘못이다. 그렇다고 눈의 색깔이 붉은 것도 아니다. 열목어란 이름에 어떤 사연이나 까닭이 있을 만도 한데, 사실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강원대 생물학과 교수로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는 생물 에세이를 써온 저자가 이번에는 물고기, 그 중에서도 민물에 사는 담수어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베스트셀러의 제목으로도 쓰인 가시고기는 우리나라에 5종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한강에 돌아온 황복, 토종물고기와 외래물고기의 싸움 등 물고기의 생태와 특성을 넓고 깊게 다뤘다. 지성사·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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