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주 중 미국 대표단의 영변 핵 시설 방문을 허용키로 했다고 미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가 2일 보도했다. 2차 6자회담 개최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 대표단의 영변 핵 시설 방문이 실현될 경우, 북한의 핵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이 신문은 핵 무기 전문가인 시그 헤커 전(前)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장을 포함한 미국 대표단이 6∼10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며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대표단 인사의 말을 인용해 "헤커 박사는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면 영변을 방문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미국 대표단이 영변을 방문하게 되면 북한이 2002년 12월31일 유엔 무기사찰단을 추방한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영변 핵 시설을 방문하는 해외 시찰단이 된다. ★관련기사 A3면
신문은 김정일 정권이 앞으로 회담에서 유리한 협상 고지를 점하기 위해 헤커 박사를 영변으로 초청, 핵무기 보유 사실을 입증해 주기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다른 한편으로 북한은 6자회담이 진전이 있을 경우 핵 시설에 대한 사찰 허용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긴장을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 보도와 관련, "미국은 북한과 6자회담 관련 문제를 계속 논의하고 있다"면서 "자세한 외교적 논의 사항에 대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 행정부 차원이 아닌 의회 전문위원 그룹이 방북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대표단 규모는 10명 이내"라고 확인했다. 방북단에는 스탠퍼드대학의 중국 전문가 1명, 평양 방문 경험이 있는 상원 외교정책 자문관 2명, 북한과 협상 경험이 있는 전직 국무부 관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성격상 미국 행정부와는 거리가 있는 방문이기 때문에 이를 6자회담 국면과 바로 연결시켜서 해석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ksi8101@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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