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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번호이동제… 시장판도 "태풍의 핵"으로 이틀새 1만2,000명 고객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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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번호이동제… 시장판도 "태풍의 핵"으로 이틀새 1만2,000명 고객 이동

입력
2004.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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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사용자의 번호는 유지한 채 통신회사만 옮기는 이동전화 번호이동제도가 1일부터 전면시행됐다. 이틀 동안에만 1만2,000명이 넘는 SK텔레콤 가입자가 KTF와 LG텔레콤으로 옮겨가는 등 번호이동성 제도는 올 이동전화 시장판도를 움직일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그러나 시행 첫날부터 SK텔레콤 전산오류로 번호이동에 차질이 빚어졌고, 시장쟁탈을 둘러싼 상호비방과 불공정행위로 정부가 조사에 나서는 등 번호이동성 제도는 출발부터 삐걱대는 양상이다.

얼마나 이동했나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휴일인 1일에도 정상영업을 했다. 이날 하루동안 3,000여명의 SK텔레콤 가입자들이 KTF와 LG텔레콤으로 옮겨간 것을 비롯, 2일까지 KTF로 4,412명, LG텔레콤으로 7,604명 등 총1만2,016명이 이동했다.

15년째 011번호를 써왔던 한국사이버대학 곽동수 교수는 월 10만원이 넘는 요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신회사를 변경, LG텔레콤의 번호이동 1호 가입자가 됐다.

전산오류 공방

1일 낮 12시부터 2시간여 동안 SK텔레콤 전산시스템이 에러를 일으켰고, KTF와 LG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위해 대리점을 방문했던 소비자들이 큰 불평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신청고객은 총 6,112명에 달했지만, 절반에 달하는 3,045명이 번호이동을 하지 못했다. 산발적이나마 전산처리 중단 및 지연사태는 2일에도 계속됐다.

KTF와 LG텔레콤측은 "SK텔레콤측이 번호이동을 막기 위해 전산을 통한 고객인증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며 "절차를 번거럽게 만들어 소비자들의 번호이동심리를 봉쇄하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모(33·서울거주)씨는 "1일 KTF로 번호이동을 했지만 SK텔레콤이 문자메시지 정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바람에 중요 약속을 문자메시지로 받지 못해 낭패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SK텔레콤측은 "일부 지방쪽 전산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인증오류 가운데 73%는 주민등록번호나 단말기 번호 등을 잘못 입력한 KTF와 LG텔레콤측 대리점의 잘못"이라며 "후발사업자들이 SK텔레콤 흠집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난했다.

통신위 조사착수

이탈고객을 막으려는 SK텔레콤의 마케팅전략 가운데 일부 불공정행위가 적발돼 통신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정통부 관계자는 "SK텔레콤측이 번호이동을 하려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왜 가려고 하느냐' '14일이내면 가입비 없이 돌아올 수 있다'는 등의 역(逆)마케팅을 펴고 있다"며 "조사결과 위법성이 드러나면 강력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또 011로 전화를 걸면 신호음이 울리기 전에 'SK텔레콤 네트워크'이란 음성멘트를 내보내고 있는데, 통신위는 이 역시 '번호브랜드' 경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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