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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 편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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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 편지 5

입력
2004.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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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봉 글·류동필 등 그림 웅진 발행·9,000원

어린이들에게 띄우는 박은봉의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 편지'가 완간됐다. 대한제국부터 남북화해 시대까지 최근 100년을 다룬 제 5권이 나왔다. 2002년 첫 권 출간 이후 줄곧 호평을 받은 시리즈다.

딸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다. 10여년 간 대중역사서를 써온 지은이는 딸 세운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쯤 정작 읽힐 만한 우리나라 역사책이 별로 없음을 발견하고 직접 쓰게 됐다고 한다. 대화체의 편지글로 씌어져 친근하게 다가온다. 역사가 어렵고 딱딱하다는 생각은 멀리 달아난다. 많은 사진과 삽화를 반듯하게 편집해 보기에도 좋다.

마지막 편지인 제 5권은 이렇게 말을 건넨다. "20세기 초부터 21세기 초까지, 다시 말하면 할아버지와 할머니, 엄마와 아빠, 그리고 세운이로 이어지는 시간의 역사란다. 그 100년 동안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 6·25 전쟁과 남북분단을 겪었어. 즐겁고 신나기보다는 슬프고 답답한 일이 많았어. 그래도 사람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단다. 그랬기에 세운이가 살고 있는 현재가 있는 거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역사를 보는 것도 큰 장점이다. 예컨대 문화전달 과정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일본에 문화를 전했다고 우월감을 가져선 안된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이 스스로 역사란 무엇이며 왜 배우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도록 이끌고 있다.

왜 역사를 알아야 할까.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세운이와 또래 친구들은 엄마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국제화 시대에서 살게 될 거야. 그럴 때일수록 자기 나라 역사와 문화에 밝아야 한단다. 제 나라 역사와 문화조차 모르는 사람이 국제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제대로 찾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려울지 몰라."

제 5권은 17통의 편지로 이뤄져 있다. 11통은 식민지 시절 이야기이고, 6통은 8·15 광복 후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이야기다. 2002년 월드컵 열기와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여중생 추모 촛불시위도 나온다. 마지막 편지는 통일을 말한다. 통일을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북한 어린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통일은 왜 해야 하는지 들려주는 것으로 지은이는 긴 편지에 마침표를 찍는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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