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인이 없는 유언장의 효력을 둘러싸고 연세대와 유족간에 100억원대의 법적 공방이 벌어졌다.연세대는 2일 고 김운초씨의 유족이 은행 2곳을 상대로 낸 예금반환 청구소송 사건에 대해 서울지법에 독립당사자 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독립당사자 참가란 타인간의 소송에 제3자가 당사자로 참가할 수 있도록 한 민사소송법 상의 제도다.
지난해 11월5일 76세를 일기로 타계한 김운초씨는 1958년 서울 화곡동에 그리스도신학대를 설립하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벌여온 인사다. 문제의 발단은 김씨가 97년 3월 W은행 목동지점에 남긴 서명이나 도장이 없는 유언장 때문. 김씨의 형제와 조카 등 7명은 고인의 예금과 채권 등이 예탁된 은행 2곳을 상대로 예금지급을 요청했으나, 은행 측은 "부동산과 금전신탁 및 예금 전부를 연세대에 기증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이 있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유족들은 "유언장에 고인의 날인이 되어있지 않으므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며 상속권은 우리에게 있다"며 서울지법에 예금반환 소송을 냈다.
그러자 연세대도 뒤늦게 "유언장에 따르면 문제의 예금은 우리가 증여받은 것"이라며 독립당사자 참가 신청을 했다. 학교 측은 "고인은 사회사업에 뜻을 두고 독신으로 살아왔으며, 생전에 지인들에게 자신의 기부금이 연세대에서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자랑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유산은 W은행에 예금과 채권 등 78억원과 미화 166만달러(한화 약 20억원), K은행에 25억원 등 총 123억원에 달한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