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AP통신이 2일 영어 발음을 좋게 하기 위해 아이들의 혀 수술도 마다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영어 조기교육 광풍을 소개했다.지난해 국내 언론들에 이미 소개돼 씁쓸한 뒷맛을 남겼던 '영어 발음용 혀 수술'은 혀를 길게 하고 빠르게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혀 밑의 얇은 조직을 절개하는 것. 의학용어로 '설소대절제술'(舌小帶切除術)이라고 불리는 이 수술은 선진국 등에서는 혀밑 조직의 이상으로 언어장애가 일어날 경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통신은 "한국의 엄마들은 자녀들의 능숙한 영어 회화를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거의 없다"며 "임신 중에 (영어로) 자장가를 들려주고 고가의 유아 가정교사를 두며 학교도 가지 않은 아이를 미국에 보내 발음을 익히게 한다"고 소개했다.
AP통신은 이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혀 수술의 실상을 소개한 뒤 "당황한 한국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제작한 영화에 혀 수술 장면을 담았을 정도"라고 꼬집고 "아이의 장래라는 미명 아래 우리 사회가 얼마나 어린이들의 인권을 짓밟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는 영화감독 박진표씨의 언급을 함께 보도했다.
AP통신은 또 수술의 실제 효능을 부정하는 국내 전문의들의 말을 인용, "정상적인 어린이를 상대로 단지 영어 발음을 위해 수술을 하는 것은 해부학적으로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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