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새로운 반도체 신화를 일궈야 합니다. 올해도 다시 출발선에 선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 뛸 겁니다."갑신년을 하루 앞둔 31일 경기 화성시 태안읍. 국가균형발전특벌법의 국회 통과에 따라 증설허가가 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부지를 바라보며 새해를 맞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김재욱 부사장의 심정은 남달랐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증설 공사는 이미 확보한 31만평의 부지 외에 올 상반기 17만평을 추가로 확보한 뒤 터닦기 공사를 시작으로 9개 반도체 라인을 차례로 건설하는 작업. 2010년까지 72억원이 투입되는 대역사다. 김 부사장은 "화성사업장은 앞으로 증설될 기흥(비메모리·43만평), 온양(반도체조립·13만평)사업장과 더불어 삼성전자 반도체 삼각벨트의 한 축"이라며 "중국 등의 추격을 뿌리치고 반도체 우위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침체와 비자금 수사 등으로 유난히 힘들었던 2003년을 보냈던 기업들은 설레임보다는 긴장과 새로운 각오 속에 새해를 맞았다. 특히 1일부터 번호이동성 제도가 실시되는 이동통신 업체는 새해 첫 휴일도 반납하고 '고객확보 전쟁'에 나섰다. KTF 남중수 사장은 31일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1일 사내 '번호이동성 종합상황실'로 출근, 마케팅 현황을 점검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LG텔레콤도 1일 남용 사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출근한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번호이동성제도는 후발사업가 SK텔레콤과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전 직원이 한마음이 돼 뛰어다닐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업종 특성상 가동 중단을 못하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라인은 1일에도 쉼 없이 돌아간다. 또 주문이 밀려 있는 삼성SDI 천안사업장 벽걸이(PDP) TV 생산라인과 LG전자 구미 휴대폰 라인도 24시간 풀 가동될 예정이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1일 대부분 자택에서 머물며 새해 경영구상에 몰두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올해 경영목표로 정한 글로벌 기업 구현을 위한 실천방안을 구상하고 구본무 LG 회장도 자택에서 쉬면서 새해 사업계획을 가다듬는다.
전 직원이 함께 참여해 해맞이를 하는 이색 시무식도 잇따를 예정이다. 롯데마트와 올림푸스한국 등은 3일 동해안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맞이를 함께 한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업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새해에도 치열한 전쟁터가 될 것"이라며 "전 직원이 함께 해맞이를 하며 새로운 출발을 기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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