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는 노무현 대통령이 어느 때 보다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강한 의지와 의욕을 보이고 있다. 노 대통령은 30일 장·차관급 공직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허물을 딛고 소명감을 갖고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새해 구상은 이러한 의욕에서 출발한다. 측근비리 등을 정면 돌파할 생각임은 검찰 수사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분명해졌다.재신임 문제와 총선에 있어서도 노 대통령의 행보는 점점 확고해져 가고 있다. 재신임은 흔들리지 않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가 되고 있고, 총선도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총력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김원기 상임의장이 31일 "총선 후 합당이든, 정책연합이든 과반수를 확보하는 일을 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인 것도 이런 구상에 연결돼 있다.
또 노 대통령은 이날 이종걸, 김성호, 김부겸, 임종석, 안영근 의원 등 우리당 소장파 의원 7명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우리당과는) 어차피 같이 가는 것 아니냐"며 연대의식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노 대통령이 "우리당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강금실 법무장관 등이 출마한다면 만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 '올인'가능성에 한층 무게를 실었다. 이전에 노 대통령은 강 장관을 내각에 남기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1급수가 못돼 미안하나 이런 풍토에서 1급수는 어렵고 2급수는 정화하면 먹을 수 있다"면서 "이쪽을 철저히 수사했으니 저쪽(한나라당)도 철저히 하지 않겠느냐"고 거듭 비교우위론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의지는 야당에 대한 승리에만 집착, 새해 정국에서 무리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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