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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정치 욕만 말고 잘 찍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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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정치 욕만 말고 잘 찍읍시다

입력
2004.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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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년 새해가 밝았지만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정치권의 구태와 비리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치개혁에 대해 기대감을 품었던 국민으로서는 '차떼기 대선자금' 등을 보고 맘이 상할 대로 상했다.특히 새해를 코 앞에 두고 벌어진 12월30일의 여야 의원 7명 체포동의안 부결은 차라리 코미디였다. 동료 의원에 대한 인간적 의리나 일부 체포 대상 의원의 억울한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여야가 똘똘 뭉쳐 무더기 반대표를 던진 것은 '교도소 담장 위를 함께 걷는 동업자'에 대한 봐주기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차떼기 대선자금' 모금에다 일부 유용 혐의를 받고 있는 의원의 구속까지 막은 데 대해선 기가 막힐 따름이다.

여야는 "회기중이고 처리할 현안이 많아서"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선거법 개정 시한을 넘기고, 밥그릇 싸움하다 법정 처리시한을 한참 넘겨서야 예산안을 졸속 통과시키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사실상 다음 국회로 떠넘긴 사람들이 과연 누구인가.

하지만 정치권에 이처럼 삿대질만 하고 험담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부도덕하고 무능한 국회의원을 과연 누가 뽑았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학연·혈연·지연에 얽매여, 돈 몇 푼이나 식사 한 끼 대접 받고 표를 판 유권자에게는 과연 책임이 없는 것인지 반성해 봐야 한다.

'정치인은 유권자의 거울'이다. 다음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105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만은 정말 잘 찍어야 한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투표장에 가서 잘 선택하는 게 앞으로 4년을 우리가 편하게 사는 방법이다.

배성규 정치부 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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