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교육계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페어팩스 카운티에 위치한 토머스 제퍼슨 과학고 10학년 코트니 드레싱양이 미 항공우주국(NASA)이 주관하는 '학생 우주비행사'에 선발됐기 때문이다. 드레싱양은 세계 각국에서 에세이 테스트와 구두 인터뷰 등 치열한 경쟁을 거쳐 뽑힌 16명의 학생들과 함께 내년 1월 NASA에 파견돼 화성 연구작업에 몰두하게 된다.토머스 제퍼슨 과학고는 공립학교지만 대표적인 '매그니트 스쿨'로 꼽힌다. 미국 교육과정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고 다양성도 갖춘 곳 중 하나가 바로 매그니트 스쿨이다. "학교(스쿨)가 자석(매그니트)처럼 학생들을 끌어들인다"는 의미는 단순해 보이지만, 우수한 교육시설과 개성있는 교수법으로 이름난 영재학교를 일컫는다. 일찌감치 재능과 특성을 살리려는 학생들을 위한 일종의 대안학교인 셈이다. 얼마 전 미국의 대학입학자격시험인 SAT I에서 만점(1,600점)을 받은 한인 학생 2명도 매그니트 스쿨에 재학중인 사실이 밝혀져 한인 사회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매그니트 스쿨의 모토는 '창의적인 학생의 육성'이다. 1992년 문을 연 버지니아 폴스처치 베일리 초등학교. 예술과 과학 분야 영재들을 위한 공간이다. 학교측은 "학습을 창의적인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영역의 교과 과정에 예술과 과학 기술을 통합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예술과 과학 분야의 전문성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음악 실험실, 예술 공연 극장, 수학 탐구실, TV 스튜디오 등 각종 학습도구는 교육효과를 배가 시키고, 3년생들에게는 현악기 프로그램이 별도로 제공되고 있다.
매그니트 스쿨은 71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출발했다. 당시 학교 내에 상존하는 인종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뜻을 함께 한 교육자들이 대안학교 형태로 도입했고, 백인과의 '차별 교육'에 등을 돌렸던 온갖 인종의 학생들이 종일반, 시간제반, 야간반 등에 등록해 나름의 특성화 교육을 받았다. 지금처럼 '영재 학교' 형태로 바뀐 것은 10여년 전. 미국 내에서 재능화 교육이 급부상한 까닭이다.
굳이 입학하지 않더라도 과학 예술 등에 재능 있는 학생들이 매그니트 스쿨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부러움을 사는 대목이다. 일반 교과목은 자신이 소속된 학교에서, 특정 분야 수업은 매그니트 스쿨에서 들을 수 있다. 로스엔젤레스 프란시스코 브라보 매그니트 스쿨의 경우 과학 분야 성적이 뛰어난 외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졸업자 대부분이 '적성'을 좇아 이공계열이나 예술 계통 학과로 진학한다. 법대나 의대, 경영대 등 소위 인기학과에 지원이 집중되는 한국의 특목고 현실이 새삼 떠올려진다.
/워싱턴에서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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