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0일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하야 요구"라는 최후 통첩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비리 관여 사실에 앞서 거짓말로 일관해온 부도덕성 때문에라도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은 이제 재신임 절차도 필요 없이 물러나면 된다"고 촉구했다.
최병렬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 나와 워터게이트 사건 때 닉슨 전 미 대통령의 거취를 예로 들며 노 대통령의 사퇴를 압박했다.
최 대표는 "뇌물의 총액이 얼마인가를 떠나서 대통령이 불법 자금 수수 현장에 있었던 만큼 국민들에게 얼굴을 들고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닉슨 대통령이 하야한 이유는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도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엔 너무 많은 부정비리를 저질렀다"면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토지 위장매매 형식으로 뇌물을 챙기고 얼굴을 내비쳐 바람을 잡아 검은 돈을 챙긴 수법은 범죄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며 "지금은 10분의 1, 100분의 1을 따질 때가 아니라 자신의 입으로 공언한 정계은퇴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대통령이 측근비리와 불법대선자금 모금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스스로 진실을 고백해야 한다"고 공격하면서 대통령 탄핵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조순형 대표는 "노 대통령은 하루속히 진실을 고백해야 하며, 특검을 기다릴 필요없이 즉시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의원은 "이제 남은 것은 고백과 탄핵 절차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강운태 사무총장은 "몰랐다는 노 대통령이 정작 보니까 비리에 깊숙이 개입했다"면서 "국민이 허탈해 하는 것은 대통령의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동시에 한나라당의 태도를 강하게 힐난했다. 김영환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하야를 거론한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며 "노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국민 앞에 고개 숙이고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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