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천만 이뤄지면 이웃 돕기는 평생 자연스레 계속됩니다."입시철이라 경황이 없는 중앙대 조주형(48) 입학과장은 봉급날인 지난 16일 생애 최고의 기쁨을 맛봤다. 1989년 3월 학교 인근지역 소년·소녀 가장을 돕자는 취지로 동료직원 5명과 함께 월급에서 매월 1만원씩을 갹출해 시작한 '개미 모금 활동'의 누적모금액이 이번 달로 무려 2억원을 넘어섰기 때문. '보호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들의 활동이 14년을 흐르는 동안 이제는 교수 52명과 직원 124명 등 총 176명의 교직원이 동참하는 범 중앙대 교직원모임으로 성장했다.
현재 중앙대 교직원회의 매월 모금액은 총 212만원. 176명의 교직원은 매달 월급날이면 각자의 급여에서 5,000∼3만원을 성금으로 적립해 왔다. 교직원회가 후원해 온 가정은 서울 동작구 일대의 소년·소녀 가장과 저소득 모자세대, 자활대상자 등 총 60여곳에 달한다.
"후원학생들이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가장 기쁘다"는 조 과장은 "처음으로 후원했던 이지수(24)군이 지난 7월 군에서 제대했다는데 꼭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때때로 지원 가정으로부터 날아오는 감사의 전화, 편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조 과장은 "경제가 어렵다 보니 당시 지원했던 아이들이 취업을 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정년 퇴임 때까지 평생 이웃 돕기를 하고 싶다"는 그는 "대학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지식인을 키우는 것이 사회에 좀 더 기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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