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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런 국회 꼭 있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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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런 국회 꼭 있어야 하나

입력
2003.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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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30일 본회의에서 여야의원 7명의 체포동의안을 모두 부결시킨 처사는 이런 국회가 과연 존재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 이들 7명 가운데는 죄질이 시중의 파렴치범보다도 더 나쁜 경우도 있다. 아무리 '제 식구 감싸기'라지만 이건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국회를 범죄인의 소굴로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국회는 이번의 담합사태에 대해 통렬한 자기반성과 함께 수치스러움을 느껴야 할 줄 안다.이들 7명의 의원들은 이로써 16대 국회가 종료되는 내년 5월29일까지 사실상 면죄부를 받은 셈이 됐다. 국회의원은 죄를 짓고도 일반인과는 달리 이렇게 구속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 나라의 법치주의는 어디서 찾아야 하며 법의 형평성은 누구에게 물어야 한단 말인가. 국회는 그간 비리연루 동료 의원들을 위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방탄국회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하늘 아래 둘도 없는 이런 국회를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은 그저 착잡한 심정일 것이다. 일반 시민들은 입에 풀칠하기 위해 남의 돈 단돈 몇 푼을 훔쳐도 닦달 하듯 처벌 받는데 국회의원은 억대의 남의 돈을 받아도 떡값이니 정치자금이니 하면서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이런 세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국민의 법 감정에 큰 혼란을 주는 이런 사태는 두 번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이런 파렴치한 사람들에게 정치개혁을 기대했다고 생각하니 울화마저 치민다. 동의안이 부결되고 난 후 각 당이 보인 반응은 더욱 가관이다. "예산에 관한 안건이 산적한데다 도주의 우려가 없다"느니, "내년총선을 유례없는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다짐한다"느니 하는 입에 발린 소리에 귀 기울일 사람은 없다. 이제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 하늘 아래 둘도 없는 이런 사람들을 다시 선량으로 선택할 것인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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