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 핵심 인사들간의 29일 청와대 만찬에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를 놓고 일부 참석자들이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여기에 최근 당 의장 경선을 둘러싸고 우리당의 양대 산맥인 김원기 상임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 간에 이견까지 드러나면서 "여권내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청와대와 우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날 청와대 만찬에 참석한 우리당 인사는 김원기 의장과 정대철 상임고문, 이상수 의원 등 3명. 7월 굿모닝시티 로비의혹 사건이 터진 후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던 정 고문과 지난해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인 이상수 의원은 민주당 분당 사태 이후 처음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만난 셈이다.
이날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검찰의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결과 및 노 대통령의 조기 입당 문제 등에 대해 주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한나라당과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검찰 수사에 대한 우려도 표시했다고 한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참여정부 들어 첫 장관 인선을 끝낸 뒤 '청와대가 전혀 관여하지 않는 검찰을 만드는 것이 일생일대의 꿈'이라고 말한 것이 기억이 난다"며 노 대통령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측근비리 수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수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정 고문은 자신에 대한 검찰의 굿모닝시티 사건 및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그동안 쌓인 서운한 감정을 피력하면서 다소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굿모닝시티 수사 때만 해도 정 고문을 희생양 삼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하더니, 이제 와 줄줄이 쏟아지는 측근들 비리는 도대체 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우리당 관계자들은 김원기 의장이 이날 돌연 확대간부회의에 불참한 데 대해서도 궁금해 했다. 김 의장측은 "지역구 행사 참석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주변에선 "당 지도부의 의장 경선 출마 권유를 뿌리친 김근태 대표에 대해 섭섭함과 실망감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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