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동창생의 행복한 삶을 질시한 30대 여성이 동창생과 자녀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서울 송파경찰서는 30일 이모(31·여)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9일 오후 송파구 거여동 모 아파트 나모(34)씨 집에서 나씨의 부인 박모(31)씨와 아들(3) 딸(1) 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친구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부러웠고 소외감을 느꼈다"며 "친구가 결혼하지 못한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고, 친구 시댁이 나를 경계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미혼인 이씨는 2년 전 인터넷 동창 찾기 사이트를 통해 박씨를 다시 만난 뒤 자주 왕래하며 한가족처럼 지내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자연스레 친구 박씨의 남편 나씨에게 연정을 품으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29일 오후 3시께 박씨 집을 찾아와 "작은방에서 함께 놀겠다"며 박씨 아들을 데려가 목졸라 살해했다. 이씨는 이어 큰방에 있던 박씨에게 "아들의 깜짝쇼를 보여주겠다"며 눈을 감고 따라오도록 한 뒤 목졸라 살해한 뒤 박씨의 딸도 잇따라 살해했다.
이씨는 범행 후 경기 성남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오후 7시께 나씨가 "퇴근을 했는데 문이 잠겨있고 인기척이 없다"고 연락해오자 박씨 집으로 다시 가 나씨와 함께 태연히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사건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했다.
경찰은 이씨의 몸에 난 상처와 수상한 행적을 근거로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받았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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