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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준비 과욕에 졸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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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준비 과욕에 졸속 우려

입력
2003.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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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할 명저 100권을 뽑기도 어렵지만, 뽑아도 어떻게 1년 반만에 번역하고 해외 출판까지 할 수 있나요?"한국이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으로 초청되면서 문화관광부가 계획한 주요 사업의 하나인 '한국의 명저 100선' 번역·출판에 대해 전문가들과 출판계에서 졸속 사업의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명저 선정 방향과 기준이 모호하고, 번역 인력도 부족한데다 시간도 워낙 촉박하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25억원을 투입, 한국 전통문화 등 분야별로 경쟁력을 갖춘 책 100권을 선정해 2005년 10월 도서전 개최 전까지 영어 독어 불어 스페인어 아랍어 일어 중국어 7개 언어로 번역출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출판계 사정에 밝은 한 교수는 "짧은 시간에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명저'의 개념도 애매하지만, 고전이 포함될 경우 현대어로 국역된 작품이라 하더라도 적합한 외국어와 좋은 문장으로 바꾸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우리의 개념과 적합한 대역어를 정리해야 하는데, 이 작업만 해도 수개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 문학작품의 번역을 주도해온 대산문화재단이나 한국문학번역원이 의뢰한 작업도 대부분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문학 외에 각 분야별 주요 저술을 골라내고 이를 선정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한 조직위원은 "전문 분야 명저를 어떤 기준으로 고를지 의문스럽다"며 "장기적으로 한국문화 홍보 및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전략 하에 100권에 얽매이지 말고 기존에 번역된 저술, 해외에 소개돼 인정받은 간행물만 추려서 재출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조직위원인 진형준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시간적으로 촉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명저 100선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대표적 저술을 선정한다는 차원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월까지 각계 대표로 선정위원회를 구성, 500권의 후보작을 고른 후 학술적인 저작보다는 한국 문화를 잘 소개한 책을 중심으로 뽑겠다. 문학작품의 비율은 35% 정도로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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