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침체 속에 올해 대한체육회 가맹 단체들의 살림살이도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자체 수입원이 있거나 회장(사)의 출연금이 넉넉했던 쪽은 별다른 문제없이 사업을 추진한 반면 돈줄이 끊긴 일부 단체들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했다.재정규모가 가장 큰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을 치렀던 지난해보다 예산은 대폭 축소됐지만 여느 때와 다름없이 비교적 괜찮은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400억원을 썼던 축구협회는 올해에는 대표팀 훈련 및 훈련연구, A매치 초청(이상 70억원), 유소년 프로그램(20억원) 등에 모두 22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같은 비용은 나이키 등 10곳이 넘는 공식 후원사와 TV중계권료를 통해 충당돼 다른 종목의 부러움을 샀다.
대한육상경기연맹도 회장사(삼성중공업) 지원금이 1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억원이 늘어나 '돈 걱정'을 하지 않았다. 대한레슬링협회(17억원)도 삼성지원금(6억원) 외에 천신일 회장이 2억5,000만원을 보조, 쪼들리지 않고 사업을 폈다. 사이클(22억원) 핸드볼(11억원) 수영(15억원) 아이스하키(14억원) 유도(14억원) 등도 큰 걱정 없이 한해를 보냈다.
그러나 대한배구협회는 회장사인 한전이 지원금을 7억2,000만원으로 대폭 축소하는 바람에 당초 37억원으로 책정된 예산을 25억으로 줄이는 등 임직원들이 예산 절감을 위해 진땀을 흘려야 했다.
테니스도 엄종일 전 회장이 지난 10월 출연금 문제로 대의원들의 권고 사직을 받아 사퇴하는 등 돈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탁구도 윤영호 전 한국마사회 회장이 10월 말 마사회장 사퇴와 함께 협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박창정 신임 마사회장이 협회장 승계를 거부, 당초 예정됐던 지원금 중 2억5,000만원이 들어오지 않아 한때 어려움을 겪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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