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29일 중앙위원 예비경선을 통해 내년 1월11일 전당대회에 나갈 8명의 의장 후보를 압축했다. 중앙위원 173명중 161명이 1인3표씩을 행사한 이날 예비경선에선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과 신기남 유재건 의원, 이미경 전 의원, 이부영 장영달 정동영 의원, 허운나 전 의원(가나다순)이 선출됐다.영남권의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과 김태랑 상임중앙위원, 개혁당 대표 출신인 김원웅 의원, 장애인 운동 대표인 최민 중앙위원은 고배를 마셨다. 우리당은 득표순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정동영 의원이 근소한 차이로 우세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번 예비경선의 특징은 개혁성이 강한 인사들이 탈락한 반면 안정감과 경륜을 내세운 중진이 본선에 진출한 점이다. 현 정부의 초대 행자부 장관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김두관 전 장관이 탈락한 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당내에선 김 전 장관이 당에 지지기반이 없는데다 '영남권 후보단일화'를 바라는 표심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앙위원중 절반 이상이 김 전 장관보다 선배뻘이어서 그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원웅 의원 역시 당초 응집력 높은 개혁당 출신 인사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표심이 통합연대(한나라당 탈당파) 출신인 이부영 의원쪽으로 분산되면서 낙선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부산 출신으로 '개혁'과 '경륜'을 표방한 김정길 전 장관은 김근태 원내대표의 불출마 선언으로 '빅 매치'가 무산되면서 영남 및 통추(국민통합추진회의) 출신 인사들이 정동영 의원의 대항마로 낙점했다는 시각이 많다. 이에 따라 본선은 호남 출신으로 젊은 층을 대표하는 정 의원과 영남 출신으로 중진급인 김 전 장관의 양강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