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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북유럽형 적합"/ 삼성경제硏 한국형 모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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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북유럽형 적합"/ 삼성경제硏 한국형 모델 제시

입력
2003.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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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지배구조의 발전적 변화 모델은 앵글로색슨과 유럽대륙의 중간 형태인 북유럽식이 적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삼성경제연구소는 29일 '유럽 기업지배구조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경영권 안정 및 기업 경영성과 측면에서 장점을 가진 유럽대륙의 모델을 근간으로 하고 주주이익 극대화 측면에서 앞선 앵글로색슨 모델을 절충한 한국형 기업지배구조를 모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사회 정의 구현'이라는 명목으로 기업지배구조를 너무 급격하게 변화시키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 하루 아침에 바꾸기보다는 국가 경제와 기업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법과 제도를 통해 자율적,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회계감사 및 공시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소액주주의 권한과 관련해서는 회사(지배주주)측에 유리하도록 대표소송 요건을 지분율 5∼10% 이상으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유럽 국가들(한국은 0.01% 이상)을 따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도 핀란드나 스웨덴처럼 우호적인 인수·합병(M&A) 시장은 활성화하되 외국자본의 적대적인 M&A에 대해서는 경영권 방어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핀란드나 스웨덴의 경우 대주주와 일반 주주간의 의결권을 달리하는 차등의결권 주식제도, 피라미드형 그룹조직(상호출자방식의 지주회사제도), 무의결권 주식이나 주주협정(주주간 상호 협조계약) 등을 허용, 기존 대주주가 적대적 M&A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는 경제력집중억제제도 등 각종 규제를 완화 내지 폐지해 M&A시 외국기업이나 자본에 의해 국내기업이 역차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긴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득갑 수석연구원은 "기업들도 경영 효율화와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적대적 M&A 방어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고 정관 정비와 함께 우호주주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이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경영권 방어장치를 정관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등 기존 주주들에게 싼값으로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독약조항(Poison pill)'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M&A 관련 의결 요건을 강화해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동의 없이는 M&A가 어렵게 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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