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인기 DVD는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이었다. DVD타이틀의 인기도를 가늠할 수 있는 타이틀 제작사 및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량을 추산한 결과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 DVD는 일반판과 확장판을 합쳐 11월 출시 이래 한 달 여 만에 10만개 이상이 팔려 지존 자리에 올랐다. 뒤를 이은 DVD타이틀은 10월에 나온 이래 약 6만개가 팔린 것으로 집계된 '매트릭스2―리로디드'. 한국 영화로는 11월에 선보여 2만개가 팔린 '살인의 추억' DVD가 단연 1위였다. DVD 지존 3총사의 인기 비결은 역시 충실한 내용이다. 이들은 극장 흥행의 비결인 영화의 뛰어난 완성도, 극장에서 볼 수 없는 내용으로 구성된 풍성한 부록, 저절로 갖고 싶은 욕망이 들게 만드는 화려한 패키지 등 3박자를 고루 갖췄다. 잠정 매출 규모로 집계한 올해 DVD시장은 약 1,600억원으로 추산된다. 1,200억원대인 지난해보다 약 30% 늘었으나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DVD의 제왕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
확장판, 일반판 등 두 가지로 출시됐으나 단연 확장판의 품질이 뛰어나다. 총 4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확장판의 가장 큰 장점은 극장 개봉 때 삭제된 40분 분량의 영상을 추가로 볼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뛰어난 화질과 음향이 다른 DVD 타이틀을 압도한다. 2.35대 1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어두운 부분에서도 사물의 윤곽이 또렷하게 표현되며 빛을 받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피부색의 변화도 제대로 살아난다.
DTS―ES와 돌비디지털 5.1EX를 지원하는 음향은 기존 5.1채널에 후방 중앙 사운드가 추가돼 6.1 채널을 지원한다. 덕분에 방향감이 뛰어나 오크 무리가 날린 화살이 마치 뒤통수를 뚫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확장판의 경우 초기 화면에서 음향 설정에 문제가 생겨 현재 1번 디스크를 교환해 주고 있다.
인기 장전 '매트릭스2 리로디드'
반지의 제왕이 없었다면 올해 DVD 지존의 자리는 '매트릭스2―리로디드' DVD가 차지했을 것이다. 영화의 내용은 전편보다 아쉬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DVD 평가의 절대적 요소인 화질과 음향, 1시간 40분에 이르는 부록 만큼은 전편을 능가한다.
푸르스름한 색조가 깔려 있는 2.35대 1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 화면은 매트릭스의 차가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최신 타이틀답게 잡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하며 네오의 옷주름까지 보일 만큼 섬세한 영상을 자랑한다. 여기에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극장을 통째로 옮겨놓은 것처럼 웅장하고 박진감 넘친다.
흥행의 추억 '살인의 추억'
지금은 구할 수 없는 한정판에는 봉준호 감독이 직접 만든 콘티북이 한 권의 책으로 인쇄돼 들어 있다. 영화 팬에게는 쉽게 구할 수 없는 귀중한 선물이다.
일반판은 콘티북을 제외하고는 한정판과 동일한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영화는 흥행 성적이 말해 주듯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화질은 여기에 못 미쳐 약간 아쉬움을 남겼다. 무엇보다 극장에서 짙게 우러난 색감이 DVD타이틀에서는 약간 옅어졌으며 일부 장면에서 필름이 긁힌 자국과 잡티 등이 보여 순도 높은 영상을 기대했던 애호가들을 안타깝게 했다.
반면 음향은 우수하다.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처럼 6.1채널을 지원하는 DTS-ES와 돌비디지털 EX 음향으로 재생되기 때문에 소리의 방향감이 잘 살아있다.
또 제작과정과 실제 사건 개요, 배우 및 제작진 인터뷰와 숨은 영상 등 미처 다 보기 힘들만큼 풍성한 부록을 담고 있어 올해 나온 최고의 한국 영화 DVD타이틀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