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고단했던 한 해가 어김없이 가고 희망의 새해를 맞는다. 누구에게나 그 순간은 가슴이 설렌다. 2003년을 가장 먼저 보내고 새해를 가장 먼저 알리는 제야(除夜)의 종소리와 함께 그 시간을 맞는 것은 어떨까.행사 내용은
올해로 51번째인 제야의 종 타종 행사는 31일 오후 11시35분부터 새해 1월1일 오전 1시05분까지 90분간 진행된다. 주제는 평화와 화합. 서울시 관계자는 "이라크전을 비롯해 어느 해보다 세계 곳곳이 분쟁으로 얼룩진 한 해였던 만큼 분쟁과 갈등을 씻어내고 세계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 때문에 타종행사가 시작된 이래 최초로 5명의 외국인이 타종행사에 참가한다. 이스라엘 출신의 리보 파라고(31·경희대 유학생)씨를 비롯해 이라크의 모나켈리(49·여·한국외대 아랍어과 강사)씨와 야세르 핫산(32·충북대 유학생)씨 등이 이국 땅의 새해를 울린다. 이밖에도 극장용 애니메이션 '망치'로 유명한 세종대 양지혜(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와 LPGA 프로골퍼 박지은 선수, 탤런트 유인촌씨 등도 타종 인사로 선정됐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카운트다운 때에는 종각 로터리의 대형 전광판에 '10,9,8…' 숫자가 찍히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또 타종 시작과 함께 4,000발의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 보신각종 타종 33번을 전후해 1,2부로 진행되는 축하공연에는 구준엽, 채연, 설운도, 태진아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한다.
행사를 편하게 즐기려면
광화문사거리, 종로, 시청 일대는 오후부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몰려드는 인파로 자정 무렵에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가운 겨울 밤, 사람들에 둘러싸여 종소리를 듣는 것도 좋지만 번잡함을 피해 차분하게 행사를 구경하고 싶다면 보신각 주변 레스토랑이나 찻집 등을 찾는 것도 좋을 듯. 레스토랑 '일치엘로'(02―722―6558) 커피숍 '투캅스'(02―736―6868) '피아노'(02―720―0055) 그리고 '봉추찜닭'(02―723―9381) 등은 보신각 쪽이 시원하게 열려 있어 바로 눈 앞에서 타종식을 바라볼 수 있다. 도회적 분위기를 자랑하는 종로타워 33층 '톱 클라우드'(02―2230―3002)는 좀 더 높은 곳에서 타종식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이들 장소는 해마다 예약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이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이다. 물론 평소 때보다 가격은 배 이상 비싸다.
꼭 대중교통을 이용하세요
광화문 사거리와 종로2가 사거리 사이 그리고 안국동 사거리와 광교 사거리 사이가 행사 시간 동안 전면 통제된다. 이로 인해 44개 노선 1,275대 버스와 일반차량은 을지로와 태평로 방향으로 우회 운행할 예정이다.
지하철 1호선은 31일 오후10시30분부터 1일 오전 1시30분까지 종각역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한다. 한편 이날 지하철과 버스가 전구간에서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하며 개인택시에 한해 31일 오전4시부터 1일 자정까지 부제가 해제된다.
행사가 끝난 직후 혼잡한 지하철을 타기보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광화문로나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가 여유 있게 귀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 체력이 허락한다면 남산에 올라 새해 첫 해돋이를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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