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우병 발생일(24일)이전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재고물량을 유통할 수 있도록 승인했지만 할인점과 외식업체들이 구입할 의사를 보이지 않아 수입업체와 유통업체들이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에 미국산 쇠고기를 납품하는 K 수입업체 관계자는 "미국산 소의 살코기는 먹을 수 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한 소매업체들이 선뜻 구매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재고량 1,000여 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할인점 백화점 등 주요 소매업체들은 수입 쇠고기 전량을 호주산으로 대체한다는 입장이지만 내심 재고물량을 조속히 처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조치를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미국산 쇠고기의 매장 판매분 60톤 전량(시가 5억원 상당)을 물류센터로 이전시켜 보관 중이며,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재판매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통상 냉동 쇠고기는 1년 가량 냉동창고에서 보관이 가능하지만 냉장 쇠고기는 90일이 지나면 폐기 처분해야 한다.
한편 광우병 파동이 시작된 24일 한 대형 할인점이 미국산 쇠고기 할인행사를 벌여 고객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서울 동대문의 한 할인점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 여 동안 미국산 쇠고기를 50% 할인하는 행사를 갖고 13㎏(13만원치) 정도를 팔았다. 그러나 고객 중 일부가 광우병 소식을 듣고 "알고도 속여 판 게 아니냐"며 할인점측에 손해배상 확인서 등을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할인점 관계자는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온 24일 오후4시 이후에는 미국산 쇠고기 전량을 판매 금지 했다"며 "광우병 발생 소식을 모르고 동대문점 자체적으로 크리스마스 판촉 행사를 벌인 게 오해를 일으킨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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