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진 참사를 계기로 미국과 이란의 오랜 적대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양국의 외교관계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과 같은 해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사건 이후 단절돼 이란의 핵 개발 의혹 등으로 악화일로였다. 2002년 초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7일 "이란을 돕겠다"며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28일엔 구호인력 등을 실은 미군 C―130 수송기 등이 이란에 도착했다. 미국 항공기가 이란 땅에 착륙한 것은 1980년 이후 처음이다.
1990년 대지진 때 미국의 지원을 거부했던 이란은 28일 "이스라엘을 제외한 모든 나라의 도움을 받겠다"고 밝혔다. 아랍 언론들은 99년 터키 지진을 계기로 적대관계를 청산한 터키와 그리스의 예를 들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을 활용하는 등 미국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경우 양국이 화해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지원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번 지원 결정은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뿐 이란과의 정치적 관계가 개선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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