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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개각 배경·프로필

입력
2003.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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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이뤄진 개각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달라진 인사 스타일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신임 오명 과기부 장관, 강동석 건교부 장관 등의 임명은 무엇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강한 추진력이 배경이 됐음을 알 수 있다. 집권 초기부터 아마추어리즘과 균형감각 결여 등으로 비판의 대상이 돼온 '코드 인사'의 퇴조가 뚜렷해진 것이다.앞서 이뤄졌던 안병영 신임 교육부총리 인선을 함께 묶어 생각하면 인사에 있어 현실감각과 국정집행 능력을 우선하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정찬용 인사수석은 "과기·건교부 장관의 경우, 타 부처와의 업무협조에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개각에 문책적 성격도 있음을 밝히면서 "국정 로드맵이 정비된 만큼 이제는 집행에 비중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로드맵 따로, 집행 따로'가 과연 바람직하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국정의 집행력 확보는 참여정부가 스스로 제시한 집권 2기의 목표이다. 각료 중에서도 노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온 박봉흠 기획예산처장관이 청와대 정책실장에 내정 된 것은 각 부처 업무에 대한 청와대의 장악력이 그만큼 커지게 됐음을 의미한다.'신 실세'의 등장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다만 이정우 정책실장이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을 포함, 사람에 따라 자리의 역할과 기능이 달라지는 '노무현 청와대'의 문제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드러났다.

오 장관(서울), 강 장관(전주)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경북 상주) 박 정책실장(경남 밀양) 등 지역안배도 고려됐다. 정 인사수석은 내년 초 청와대 참모나 각료들의 총선 투입을 위한 2차 개각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는데, 이 '정치적 개각'을 어떻게 설명할 지도 앞으로 관심이 간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 오명 과학기술

4대 정권에 걸쳐 장관만 4차례, 언론사 사장, 대학 총장….

신임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화려한 이력을 가진 인물중 하나다.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멤버였고 5공 시절 청와대비서관과 장관(체신부)을 지내 일찌감치 기억속에서 사라질 법도 했지만, 그는 6공(체신부장관 유임), 문민정부(교통부장관, 건설교통부장관) 그리고 참여정부(과학기술부장관)에 이르기까지 정권마다 발탁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이 같은 중용은 그의 전문가적 이미지와 능력 때문으로 평가된다. 육사(18기)출신임에도 서울대공대와 뉴욕주립대(공학박사)를 졸업한 학구파로 정치적 색채가 없었으며, 맡는 자리마다 전문가적 역량과 업무추진력, 조직장악력을 발휘했다.

그는 81년부터 8년간 체신부(현 정보통신부) 차·장관을 지내며 오늘날 한국이 정보통신(IT)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다진 1등 공신으로 꼽힌다. '빽'이 없으면 전화조차 놓지 못하던 80년대초 그는 전화회선 대량공급과 전자산업 발전을 기치로 내걸고 당시로선 천문학적 액수였던 240억원을 투입, 전전자식 교환기(TDX) 개발에 나섰다. 주위에선 '왜 그런 곳에 많은 돈을 쏟느냐'고 반대했지만, 그는 '미래는 통신에 달려있다'며 강력히 밀어붙였다.

직원수만 7만명에 달했던 전화부문을 한국전기통신공사로 분리하는 작업에 착수, 오늘날 KT민영화의 주춧돌을 쌓았으며 데이터란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컴퓨터와 통신망의 결합'을 화두로 내세우며 데이터통신(PC통신) 전담회사로 데이콤 설립을 주도했다. 그는 강력한 리더십과 확고한 비전으로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1세대 리더로 평가 받고 있다. 오 신임 장관은 임명 소감을 통해 "과기부는 정부의 전체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조정·평가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바꿔나가야 한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정희(李貞姬·56)씨와 1남1녀 서울·63세 육사, 서울대 공대, 뉴욕주립대 공학박사 체신부·교통부·건설교통부 장관 대전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 동아일보 사장 아주대 총장

/이성철기자 sclee@hk.co.kr

● 박봉흠 정책실장

경제기획원 시절부터 물가와 예산 분야에 몸 담아온 정통 경제관료. 예산실장 시절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이 차관 자리를 제의했을 정도로 신뢰가 깊다. 시야가 넓고 정책 조율 능력이 뛰어나 정책실장에 적임이라는 평. 그러나 '대'가 약하다는 지적도. 김혜영(金惠英·50)씨와 1남. 경남 밀양· 55세 서울대 상대 경제기획원 물가총괄과장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기획예산처 차관

● 강동석 건설교통

행정고시(3회) 출신의 교통행정 전문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신공항 개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교통부 출신으로는 최초의 건교부 장관. 조직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며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건설 분야 경험이 없다는 점이 흠. 이홍자(李弘子·66)씨와 2남. 전북 전주·65세 경희대 법대 교통부 기획관리실장 해운항만청장 한국전력공사 사장

● 김병일 기획예산

예산정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예산통. '대쪽'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업무 추진력이 강하고 일 처리가 꼼꼼하지만 지나친 완벽주의가 오히려 흠이라는 평도. 자타가 공인하는 마라톤 광으로 평일에는 5㎞, 주말에는 10㎞를 달린다. 변양신(卞洋信·53)씨와 1남1녀. 경북 상주·57세 서울대 사학과 경제기획원 예산총괄과장, 공보관 통계청장 조달청장 기획예산처 차관 금융통화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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