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서울대 의대 교수가 대학원 석사과정 입학시험에 응시한 제자의 답안지를 대신 작성, 교수직을 박탈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서울대는 28일 이 대학 의대 L(56·여) 교수가 지난달 1일 실시된 2004학년도 의대 대학원 입학시험의 채점과정에서 제자인 한 수험생의 필기고사 답안지 가운데 일부 문항을 대신 작성해 준 사실이 드러나 학사위원회를 개최, 15일자로 면직 처리했다고 밝혔다. 서울대에 따르면 대학원 입시 출제위원이었던 L교수는 해당 학생의 시험지 가운데 일부 문항의 답안을 추가로 직접 작성해주었으며, 의대측은 비교채점 과정에서 다른 필체가 섞여 있는 점을 발견한 뒤 조사를 통해 대리작성 사실을 적발했다. 이 학생은 L교수의 연구실에서 3개월간 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L교수는 학내 청문회에서 "학부 때부터 잘 알던 학생에 불과하다"고 대리작성 사실을 부인해 가벼운 징계를 받았으나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사표를 제출했으며 서울대는 추후에 면직 처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L교수가 답안을 대리 작성해준 해당 학생도 점수에 관계없이 자동탈락시켰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의 한 교수는 "국내 최고라는 서울대에서 이 같은 비정상적인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를 믿을 수 없다"며 "내년(2005학년도)부터 도입될 의대 편·입학 시험과 의학전문대학원 시험 때 이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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