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는 지난 24일 미국에서 광우병 의심소가 발견되자 마자 이미 통관된 물량 중에서 살코기 유통은 허용하되 특정위험물질(SRM·Specified Risk Material)은 전량 회수키로 했다.안전성이 확인된 살코기와는 달리 SRM에는 광우병을 유발하는 프리온 단백질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 오염원에 노출될 수 있는 부위로 전문가들이 지목하는 게 바로 SRM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에는 광우병이 없다는 전제 하에 SRM을 따로 분류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 수입 유통해왔다.
학자들에 따르면 광우병은 소의 뇌가 해면체처럼 흐물흐물해지면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SRM에는 소의 뇌, 뇌와 연관성이 깊은 신경계 및 일부 내장이 포함된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SRM 부위는 소의 뇌와 눈, 두개골, 척수를 포함한 척추, 편도, 십이지장에서 직장까지의 내장, 장간막 등이다.
따라서 곱창, 소머리국밥, 갈비, 뼈가 붙은 티본스테이크 등의 음식은 조심하는 게 좋다. 이는 물론 광우병에 걸린 소를 재료로 하는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다. 한우나 광우병이 발병하지 않은 호주 등지에서 수입한 쇠고기를 쓰면 이런 부위도 안전하다.
반면 우족이나 도가니, 간 등은 SRM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광우병에 걸린 소에서 짠 우유도 학술적으로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된 상태이다.
이와 관련, 학계에서는 SRM도 부위별로 광우병 유발 위험성이 천차만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96년 광우병 발병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유럽연합(EU)이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광우병에 걸린 소에서 발견된 프리온 단백질의 64.1%는 뇌에 집중된다. 또 25.6%는 척추에 분포하고 6.4%는 척추 주변의 신경계에 모여있다. 반면 회장을 포함한 내장(3.3%), 지라(0.3%), 눈(0.04%) 등은 소량의 프리온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확인된 직후 일부 현지 유통업체들이 워싱턴주에서 나온 분쇄 쇠고기(Ground meat)를 모두 회수한 이유도 이들 쇠고기는 살코기와 뼈 내장등 일부 SRM을 섞어서 갈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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