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폭력서클로부터 해마다 조직원을 충원받으며 유흥가를 장악하고, 노사분규 현장에 구사대로 동원되는 등 갖은 불법 행위를 저질러온 조직폭력단이 적발됐다.서울지검 강력부와 서울경찰청 수사부는 26일 경기 부천시 최대 폭력조직인 '부천식구파' 소속 폭력배 54명을 적발, 두목 김모(40)씨 등 조직원 31명을 범죄단체 구성 및 활동, 살인예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1995년 '이탈자는 반드시 복수한다'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등의 행동강령을 바탕으로 폭력조직을 재결성, 부천 일대에서 각종 폭력을 행사하면서 조직 이탈자 2명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특히 2000∼2002년 평택 쌍용자동차와 울산 효성공장의 노사분규 현장에 일당으로 1인당 10만원을 받고 조직원 10여명을 구사대로 투입했으며, 경기 일대 아파트단지 새시 공사 사업과 부동산 경매 과정에서 업자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부천식구파는 부천 일대 고교 폭력서클인 '들쥐파'와 '들국화파' 소속 학생들을 집중 관리하면서 이들이 자퇴하거나 졸업하면 즉시 조직원으로 충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997년 조직 기강 확립을 위해 두목 김씨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면서 조직원들이 새끼손가락을 절단하는 의식을 가졌으며, 일부 조직원은 강요에 의한 충성서약이었다고 뒤늦게 후회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 두목과 간부급들은 외제차 등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건설업체 사장 등 지역 유지 행세를 해왔다"고 말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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