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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자금으로 술먹고 땅사고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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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자금으로 술먹고 땅사고 "돈잔치"

입력
2003.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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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부실 기업주들이 회사가 부도 난 상태에서 회사 자금을 빼돌려 부동산 구입이나 유흥비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반장 김수남 중수3과장)은 26일 회사자금 횡령 및 사기대출 혐의 등으로 안병균 전 나산그룹 회장과 김의철 전 뉴코아회장, 백영기 전 동국무역 회장, 이창수 전 삼익건설 회장 등 부실 기업주 및 임직원 9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순국 전 신호그룹 회장과 허진석 동성종건 회장 등 12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했으며, 공적자금 79억8,000만원을 회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병균 전 나산그룹 회장은 1998년 (주)나산의 부도 이후 회사 자금 290억원을 가족, 측근들 명의로 설립한 위장 계열사에 경매자금으로 대여하는 방식으로 횡령했다. 안씨는 경락받은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대출받아 1999∼2000년 사이 건물, 상가, 골프장 등 감정가 1,308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안씨는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된 골프장 회원권 80계좌(200억원어치)를 처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무상 양도하기도 했다.

계열사 재무제표를 허위 작성, 2,865억원을 사기대출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의철 전 뉴코아 회장은 1997년 회사가 최종 부도난 후에도 회삿돈 26억여원을 빼돌린 것은 물론, 뉴타운산업 대주주인 아들에게 7억원을 불법으로 이익 배당했다. 심지어 뉴타운산업 근무사실이 없어 법인카드 사용이 불가능한 아들과 사위에게 법인카드를 줘 유흥비 등으로 1억4,000만원을 쓰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유흥비의 80% 이상이 사치성 유흥주점 술값으로 결제됐다"고 밝혔다.

굴지의 제지회사였던 신호그룹은 '망해가는 기업'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이순국 전 회장은 1997∼2000년 사이 펄프수입 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 36억여원을 조성해 판공비로 썼다. 회사 직원 김모씨 등은 비자금 조성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이 회장을 2차례 협박, 모두 3억9,000만원을 갈취했다.

문모 전 사장은 노조 무마용으로 이 전 회장에게서 2억3,000만원을 받아 개인 생활비로 유용했고 이모 대리는 비자금 관리대가로 3억1,000만원을 받아 주식투자에 썼다. 이 전 회장은 직원들의 협박을 받은 이후에는 아예 미국에 계좌를 개설, 18억여원(미화 153만5,000달러)을 해외로 빼돌렸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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