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베즈 무샤라프(60·사진) 파키스탄 대통령이 최근 두 차례나 암살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4일과 25일 잇달아 일어난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고 자처하는 세력은 아직 없다. 지금으로서는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나 파키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가 주도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유력하다. 대통령의 친미 행각에 분노한 이슬람 강경파가 응징에 나섰다는 것이다.
세 달 전 알 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자와히리는 알 자지라 방송에서 "무샤라프는 이슬람을 배신했다. 파키스탄의 이슬람 교도들은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무샤라프가 이슬람의 배신자로 낙인찍힌 이유는 미국과의 동맹 때문이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거치면서 10억 달러 규모의 경제원조를 약속하며 파키스탄에 손을 내밀었다. 미국으로서는 알 카에다를 색출하는 데 근거지인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의 협조가 절실했다. 또 전대미문의 테러를 겪으면서 이슬람권 유일의 핵무기 보유국이자 '불량국가'들의 대량살상무기 제조를 도와 온 파키스탄의 위상을 얕잡아 볼 수 없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