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반돌이와 국립공원관리공단 수색팀의 치열한 두뇌싸움은 누구의 승리로 끝날 것인가.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반돌이는 치료를 위해 포획됐다가 지난달 17일 우리 바닥을 파고 탈출했다. 이후 반돌이 포획작전에 나선 수색팀이 40여일동안 아무런 전과를 올리지 못하자 반돌이의 명석함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특히 5일 지리산 피아골 대피소 근처에서 전개됐던 포획작전은 반돌이의 일방적인 승리로 귀결됐다. 반돌이가 피아골 움막의 쌀통을 2일부터 사흘 연속 훔친 것을 확인한 수색팀은 특공작전 못지않은 치밀한 포획작전을 짰다. 반돌이가 움막 안 쌀통에 접근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든 뒤 중간중간에 사과 꿀 등을 넣은 생포덫을 설치했다.
쌀통은 바깥에서도 잘 보이도록 움막의 비닐을 약간 뜯어 놓았다. 수색팀 4명은 반돌이가 움막 안으로 진입하는 즉시 생포하기 위해 쌀통 반경 10m 이내에 촘촘히 매복했고 다른 5명도 주변에 배치됐다.
그러나 이날 밤 11시께 나타난 반돌이는 기대와 달리 생포덫을 이리저리 피해 움막으로 다가온 뒤 10여분 동안 주위를 탐색했다. 과거 보호시설에서 함께 지낸 적이 있던 수색팀 개개인의 위치를 후각과 청각으로 일일이 확인한 반돌이는 수색팀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로 이동, 움막의 비닐을 찢기 시작했다.
당황한 수색팀이 마취총 발사를 위해 랜턴을 켜자 반돌이는 곧장 달아났다. 지난 5월 생포 때 사용됐던 수법이 전부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한상훈 팀장은 "수색팀이 주위에 있을 때의 행동이 평소와 너무 달라 적어도 5, 6세 유아 정도의 지능은 지닌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포획이 쉽지 않겠다"고 난감해 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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