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했다 쪽박찬 수학교수수학자, 증권시장에 가다
/존 앨런 파울로스·이상근 옮김
수학자가 주식을 하면 일반인보다 재미를 볼 확률이 높을까. 미국 템플대학교의 수학교수인 존 앨런 파울로스가 쓴 '수학자, 증권시장에 가다'를읽으면 별로 그런 것 같지 않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계기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회계부정사건으로 파산한 월드콤 주식에 투자했다가 쪽박을 찼기 때문이다.
그때의 뼈아픈 실패 이유를 되짚어 보면서 저자는 주식시장의 흐름을 수학적으로 분석한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수학공식이나 어려운 용어는 피했다. 하지만 명쾌한 결론을 기대한 독자는 약간 실망스러울 것이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확률과 통계에 근거해서만 움직이는 이성적인 시장이 아니다. 인터넷의 루머로부터 작전 세력, 투자자들의 심리적 요인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가 움직이는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한 것이 장점. 까치 1만,2000원.
티토
/재스퍼 리들리 지음
'유고의 아버지' 티토의 장례식이 있던 1980년 5월 7일 베오그라드에는 서방과 공산권 국가 그리고 제3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들었다. 조문객 명단에는 미국 부통령 월터 먼데일에서부터 북한의 김일성, 이라크의 후세인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날 풍경은 티토가 어떤 길을 걸어 왔는가 잘 보여줬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파르티잔(공산당 게릴라)을 이끌며 나치로부터 독립을 쟁취했고 이후 스탈린 치하 소련의 독재에 대항해 독자적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했던 지도자. 그는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세르비아 등 서로 다른 종교와 언어를 지닌 민족의 피로 물든 증오의 역사를 유고슬라비아라는 용광로에 녹일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였다. 유경찬 옮김. 을유문화사 1만8,000원
그들의 바다:남부 중국의 해적, 1790∼1810 /다이앤 머레이 지음
광활한 영토를 호령했던 고구려는 동해 남부, 일본 근해까지 세력을 뻗친 해양국가다. 장보고는 남중국해까지 진출해 바다에서 통일신라의 국력을 떨쳤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다시 각광 받고 있다. 이 책은 19세기 남중국해의 해적사이지만 국력에서 바다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일깨운다.
18세기 말 광둥(廣東) 인구가 늘면서 육지에서 밀려난 무리들이 바다에서 약탈을 일삼았다. 그들은 베트남 해역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와 강력한 해적 연맹을 결성한다. 선박 2,000척, 조직원 7만 명. 미국 노트르담대 역사학부 교수인 저자는 내부 분란으로 조직이 무너질 때까지 해적의 역사를 소개했다. 하지만 청은 거기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 다시 버려진 바다를 통해 서양이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이영옥 옮김. 심산문화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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