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디자이너에서 식당 지배인으로 좌천당한 ‘싱글즈’의 나난, 사고로 기억을 상실한 친구의 애인을 찾아주는 ‘오버 더 레인보우’(OCN 27일 밤 10시)의 연희, 레슬링을 가르치는 체육관 관장의 딸인 ‘반칙왕’의 민영 등 지금까지 장진영(29)이 맡았던 역할은 지극히 도시적인 여성이다. 그렇다고 새침떼기 공주가 아닌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생활인의 모습이 대부분이다.그만큼 그는 요즘을 살아가는 도시 여성의 자연스런 분위기를 몸에 지닌 배우다. 어쩌면 그 점이 사극 등 고전적인 여성상을 필요로 하는 작품에 출연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1992년 미스코리아 충남 진으로 뽑힌 뒤 광고 모델과 TV드라마 ‘내 안의 천사’(97년), ‘순풍산부인과’(98년) 등에서 활동하다가 1999년 ‘자귀모’로 스크린에 데뷔, ‘싸이렌’(2000년)을 거쳐 ‘소름’(2001년), ‘국화꽃 향기’(2003년)에 출연했다.
이 가운데 배우로서 진가를 인정받은 작품은 스릴러인 ‘소름’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날마다 남편에게 매를 맞으며 끔찍한 삶을 이어가는 여인 역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잘 해내 2001년 디렉터스컷 여우주연상, 2002년 제32회 판타스포로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요즘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국내 최초의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다룬 ‘청연’을 준비 중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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