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의 현장에서 '인간방패'로 반전운동을 벌인 유은하(29·여)씨가 성탄절 이브에 미군기지촌 여성들을 하객으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이기영(27)씨와 결혼식을 올렸다.24일 저녁 경기 동두천 주한 미2사단 앞 USA클럽에서 다비타 공동체(대표 전우섭 목사)가 마련한 성탄절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결혼식에는 양가 친척과 함께 기지촌 여성, 후천성면역결핍증(AIDS)환자, 알코올 중독자, 혼혈아 등 공동체 식구들이 하객으로 참여했다.
독실한 신도인 유씨는 5∼6년 전부터 다비타 공동체 활동에 참여했으며 지난해부터 이씨와 자원봉사활동을 함께 하며 사랑을 나누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유씨가 '낮은 곳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그들과 동질성을 갖고 싶다'며 공동체의 성탄절 행사에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유씨는 전국 20여개 공동체에서 3개월간 순회봉사로 신혼여행을 대신한 뒤 강원 화천의 아바공동체에서 신방을 차릴 예정이다.
유씨는 지난 3월 이라크전이 발발하자 한국반전평화팀의 일원으로 바그다드에 남아 이메일을 통해 미군의 폭격상황을 전하는 등 생명을 걸고 반전운동을 벌였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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