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AR이라고 들어보셨어요?"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를 뜻하는 PR(Public Relations),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IR(Investor Relation)은 들어봤어도 AR은 아직 한국인에게 생소한 용어다. 아이엠리(IMLee)&매니지먼트 그룹 임수지(39·사진) 부사장은 "AR은 분석가(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Analyst Relation'의 약자"라며, "정보기술(IT) 업체가 미국에서 회사나 기술을 알리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마케팅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임 부사장이 말하는 애널리스트는 증시분석가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IT 리서치 기관이라 알고 있는 'IDC', '가트너그룹', '양키그룹' 등에서 일하는 IT 전문가들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이 업체들의 보고서만 이용하지만 미국에서 이 업체들은 IT 업계를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합니다." 그는 미국 IT업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들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해당 기술이나 회사 설명회를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반인들이 쉽게 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소비재나 서비스와 다른 IT 기술상품의 특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한국 IT업체들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일단 미국에서 '맨땅에 헤딩'식으로 접근합니다. 예를 들면 IBM 등 큰 회사를 일단 찾아가 담당자를 만나는 식이지요." 그러나 이들 IT 대기업들은 한두 군데의 전문가그룹과 계약을 맺어 자문을 받을 정도로 전문가의 평가를 중요시한다.
지난 해까지 세계적인 IT 전문 PR업체인 '미디어 보스턴 인터내셔널(MBI)'에서 이사로 근무한 임 부사장은 올해 초 한국 IT·바이오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기 위해 하버드 의대 연구원 출신의 이재익 박사와 함께 아이엠리&매니지먼트 그룹을 공동 설립했다. 소속된 기업의 이해를 우선 고려해야 하는 입장과 한국 기업을 돕고자 하는 의도가 충돌하면서 갈등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는 MBI에서 일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좋은 기술이 있으면서도 이를 홍보하는 법을 몰라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을 보고 매우 안타까웠다고 한다.
"어느 나라든 진출하려면 문화와 시장의 생리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그는 축적한 경험으로 미국 진출을 원하는 한국의 IT기업에 최적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주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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