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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세계경제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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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세계경제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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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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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세계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2000년 이후 지속된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그러나 한편에서는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낙관론은 미국의 강한 경기 회복에서 출발하고 있다. 미국은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무려 8.2%에 이르는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정부의 감세 정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저금리 정책에 힘입어 민간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기업들도 점차 미뤘던 투자에 나서고 있다.

새해 미국 경제가 2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민간 경제전문가 단체인 전국기업경제학협회(NABE)는 2004년 미 경제 성장률이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84년의 7.3%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2%를 각각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수출이 되살아나면서 '10년 장기 불황의 끝'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훈풍은 기업에서 먼저 감지되고 있다. 신코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03 회계연도 중간결산(9월) 실적을 발표한 도쿄 증시 1부 상장기업의 80%(금융기업 제외)인 805개사의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2%, 당기이익은 38.2%나 증가했다. 도요타자동차(5,244억엔)와 혼다(2,391억엔)는 사상 최대의 세후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에 따라 일본 내각부는 2004년 GDP 실질성장률이 전년대비 1.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 종합연구소를 비롯한 14개 민간 경제연구기관의 평균 실질 GDP 성장률 전망은 2.0%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유로화를 사용하는 12개국의 유로존 경제는 지난해 4·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해 왔으나 3·4분기 중 0.4% 성장률을 기록하며 플러스권으로 진입, 화살표의 방향을 바꿨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호조에 따라 수출이 증가한 데 힘입은 바 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유로존 경제가 올해(0.4%·예상치)보다 개선된 1.6%, 2005년에는 2.4%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도 내년 1.75%, 2005년에는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도 올해 2.1%, 내년 3∼3.5%, 2005년 3∼3.5%의 높은 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6.8%의 고성장을 기록한 러시아도 내년에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며 성장률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 확대와 외국인직접투자(FDI) 확대로 5%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러시아경제개발통상부의 전망이다.

중국 경제는 내년에도 여전히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0년간 연평균 9.8%의 고성장을 지속해온 만큼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는 신중론도 없진 않지만 아직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중국 경제예측부는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내년 중국의 경제추세에 대해 조사한 결과 8% 내외의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를 이뤘다고 밝혔다. 보수적인 모건 스탠리마저 내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7.8%로 잡고 있다.

그 외 아시아, 중동, 중남미 지역도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동남아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올해 평균 경제성장률을 6.1%, 내년에는 6.6%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국가 경쟁력 면에서 중국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인도 정부는 향후 10년간 연 7%의 성장을 구가할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중동 지역은 이라크 전쟁의 여파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바레인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쿠웨이트 등이 호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이란의 국내총생산이 비석유 부문의 주도로 연평균 6∼7%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엔중남미경제위원회(CEPAL)는 최근 발표한 2003년 잠정통계 보고서에서 중남미 경제성장률이 1.5%에 이어 내년 3.5%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2년 중남미 전체 경제성장률 0.4%와 비교하면 크게 회복된 수준이다. 세계은행도 중남미 경제가 내년 3.7% 성장률의 안정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세계적 경기 회복 전망에도 불구하고 변동성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고 있고 일본이나 한국처럼 수출과 내수가 탈동조화하는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도니믹 바튼 맥킨지 아·태총괄사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내년 세계 경제는 4.0∼4.5% 성장할 것으로 보이나 중동 지역의 불안이 여전하고 중남미 경제도 부채 문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을 배제할 수 없는 등 위험 요소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모건 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이 여전히 저축보다는 부채에 의존, 분에 넘치는 생활을 하고 있어 언제 거품이 꺼질지 모른다"며 지나친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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