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대장금'이 또 한명의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로 시작하는 극중 삽입곡을 부른 이동희(23·서울대 국악과 4·사진)씨다.이씨의 구성진 목소리는 때로는 어린이들의 합창과 때로는 구슬픈 음색으로 버전을 달리해 극적 반전을 거듭하는 등장 인물들의 정서와 맞물려 시청자들을 사로 잡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오나라'는 인기의 척도인 휴대폰 다운로드 집계 순위에서도 한 달 넘게 상위에 올라 있다.
이동희씨가 '대장금'의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은 8월 방영된 4부작 다큐멘터리 '아주 특별한 소리여행' 덕분이다. 동명 제목의 책으로도 알려진 프로그램의 내용은 이씨가 2002년 1월 서울대 국악과 동기 차승민(대금) 박영주(가야금)씨와 '워킹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6개월 동안 네팔, 인도, 이란, 영국 등 20개국을 돌며 길거리 공연을 통해 우리 국악을 알린 1만㎞의 여정. "우리 음악이 안에서 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좋은지 느껴보고 싶었다"고 한다.
국립국악중학교부터 10년 동안 국악을 배우고도 졸업 후 국악단 아니면 교직 외에는 일할 자리가 없고 나이든 사람들만 듣는 음악 취급을 받는 국악 전공 젊은이로서는 절실한 문제였다.
장구 하나 달랑 메고 떠난 6개월의 여행에서 그가 얻은 결론은 좋은 것은 어디서나 통한다는 것. 우연히 이 프로그램을 본 '대장금'의 음악감독 이시우씨가 그에게 주제곡을 의뢰해왔다. 사극이지만 왕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궁녀의 성공기를 그린 현대적 드라마와 이씨의 지향이 맞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국악 이론을 전공했지만 여행을 하면서 국악의 외연을 넓히겠다고 작정한 이씨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대장금'이 히트하면서 국악의 대중화라는 그의 꿈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동희씨는 내년 2월 졸업 후 음반을 내고 정식 대중 가수로 데뷔한다. 요즘 유행하는 R& B(리듬 앤 블루스)에 동양적 가사와 국악기를 접목한, 새로운 색깔의 음악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유행에 민감한 대중 가요 판에 뛰어 들어 우리 음악이 어디까지 퍼져나갈 수 있는지 도전해볼 요량이다.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국악 전도사'가 되겠다는 이씨는 "우리 음악이 좋다는 것은 자주 접하면 누구나 알 수 있어요. 사람들이 국악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느끼게 만들 거예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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