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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作 '사천의 선인' 한국버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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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作 '사천의 선인' 한국버전으로

입력
2003.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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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쓴 '사천의선인'(The Good Woman of Setzuan)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역사 우화다. 착한 사람을 찾아 하늘에서 내려온 세 명의 신에게 잠자리를 마련해 준 창녀 센테는 그 보답으로 은화 천냥을 받는다.그 돈으로 담배 가게를 차리지만 고운 마음씨를 지닌 센테는 주위 사람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다가 가게를 날릴 위기에 처한다. 결국 그녀는 가공 인물인 사촌 오빠 슈타이로 변장해 악랄한 사업가로 변신한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센테―슈타이를 본 신들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한 채 하늘로 떠난다. '사천의선인'은 자아 분열을 일으킨 한 여인을 통해 선의 의미를 탐색한 작품이다.

이런 '사천의 선인'이 '서울의 착한 여자'로 탈바꿈했다. 23일 개막, 내년 1월18일까지 대학로에 위치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무대에 오르는 극단 여행자의 '서울의 착한 여자'는 '사천의선인'의 한국 버전이다. 원래 중국이 배경인 작품을 새롭게 고쳐 6.25 이후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꾸몄다. 브레히트 특유의 난해한 대사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바꿨다. 뿐만 아니라 춤과 노래를 곁들여 대중적 형태의 음악극으로 꾸몄다. 덕택에 원작의 무거운 느낌에서 벗어나 한결 가볍고도 재미있는 연극으로 다시 태어났다.

극단 여행자는 세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 밤의 꿈'을 도깨비가 등장하는 한국판 버전으로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은 극단이다. 여행자를 이끌고 있는 양정웅씨는 "서양고전을 모두 한국화해서 세계 무대에 내어 놓는 게 꿈"이라며 "브레히트의 희곡을 번안해 새롭게 만든 것도 이런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밝혔다.

이런 그의 작업은 올 한해 적잖은 빛을 발했다. 카이로 국제실험예술제에서 이미지극 '카르마(Karma.緣)'로 대상을 받았고 10월에는 문화관광부에서 제정한 '오늘의 젊은 예술가' 연극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양씨는 2004년 3월 세익스피어의 '맥베스'를번안한 작품인 '환'을 LG아트 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02)762―0810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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