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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엎친데… 미국産 쇠고기 광우병 덮쳐… "이제 무슨 고기 먹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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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엎친데… 미국産 쇠고기 광우병 덮쳐… "이제 무슨 고기 먹어야 하나"

입력
2003.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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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일 광우병 소가 발견된 미국산 쇠고기와 육가공품, 기타 반추동물(양, 염소, 사슴) 등에 대한 통관 보류 조치를 취함에 따라 국내에 쇠고기 파동, 나아가 육류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관보류란 수입물량이 국내 항구에 도착하더라도 검역을 중단해 통관을 유예시키는 조치로 사실상 수입금지에 해당된다. 결국 24일을 기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사실상 전면 금지된 것이다.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쇠고기 공급물량(45만7,700톤)중 수입산은 31만2,000톤에 달해 국내산 자급률이 36.6%에 불과하며, 수입 쇠고기중 미국산의 비중은 절반을 넘어선다.

이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되면 쇠고기 수급 차질 등 큰 파문이 불가피하다. 미국산 쇠고기 부족분을 메워줄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광우병을 이유로 영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등 23개국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브라질 등 남미국가의 쇠고기도 구제역으로 수입을 금지시켜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의 경우 수입육중 미국산 쇠고기의 비중은 68% 수준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유일한 대안이 호주, 뉴질랜드로 수입선을 바꾸는 것인데 장기계약을 맺는 쇠고기 거래의 특성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결국 조류독감으로 닭과 오리 등의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까지 감안하면 대체 육류인 돼지나 한우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고기 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사육두수 감소로 가격이 강세로 돌아선 한우 가격은 급등할 전망이다.

이미 유통업계는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를 중단하고 한우 및 돼지고기 물량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이날부터 미국산 쇠고기 전면 판매 금지에 들어가는 한편 미국산 쇠고기를 설날에 대비해 확보한 호주산으로 대체, 진열할 계획이다. 또한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물량을 늘일 계획이다. 패밀리레스토랑 등 외식업체들도 미국산 대신 뉴질랜드산이나 호주산 고기만을 사용할 움직임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우의 경우 특상등급 등심은 지금도 ㎏당 7만9,000원(미국산 수입육은 2만원)에 팔리고 있는데 대체품인 미국산의 수입이 중단되면 ㎏당 10만원 이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한우 사육농가는 희소식이지만 서민들이 쇠고기를 먹을 기회는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쇠고기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류독감 사태를 조기에 진정시켜 닭·오리고기 등의 소비를 장려하는 것 말고는 단기적으로 뾰족한 수급안정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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