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노숙자·실직자·결식노인들에 희망 나르는 "사랑밭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노숙자·실직자·결식노인들에 희망 나르는 "사랑밭회"

입력
2003.12.25 00:00
0 0

"따뜻한 성탄절 맞이하시고 내년에는 재기하십시오."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4시 인천 동구 화수동 무료급식소 '소망의 밥'. 올 한해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좌절에 빠져 이곳에서 아침과 저녁 등 두 끼의 식사를 해결했던 노숙자, 실직자 및 결식노인 200여명을 위한 사랑과 희망의 이벤트가 열렸다.

이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한국사랑밭회(이사장 권태일 목사·48)가 이들에게 따뜻한 밥은 물론, 새해의 희망을 담은 크리스마스 카드와 겨울내의 한 벌씩을 선물했다. 노숙자와 실직자에겐 '다시 한번 인생에 도전하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결식노인들에겐 건강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수천만원의 카드 빚에 쫓겨 노숙생활 3년째인 김모(42)씨는 "10년 만에 받아보는 크리스마스 카드"라며 "내년에는 집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재기해 가족 모두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겠다"고 울먹였다.

1987년 4월 조그만 움막에서 출발한 사랑밭회는 무료급식소 '소망의 밥' 운영은 물론이고 인천 부평 사랑밭회 교회 안에서 무의탁 공동체인 '즐거운 집'과 '해피홈'을 16년째 운영하고 있다. '즐거운 집'에는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았지만 호적상 보호자가 있다는 이유로 국가나 어느 단체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노숙자나 노인, 장애인 및 중증환자 100여명이, '해피홈'에는 결손가정 어린이 등 60여명이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이곳에서 재기의 의지를 다져 집으로 돌아간 노숙자만도 300여명에 달한다.

사랑밭회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랑밭회 회원들은 전국 각지에서 혼자 외롭게 살고 있는 독거 노인 및 120여 장애인 가정을 매일 순회하며 청소와 목욕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에겐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마련된 기금으로 매월 10만원씩의 생활비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사랑밭회는 또 건강한 복지사회 정착과 확산을 위해 '품격 있는 기부문화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올바른 사회의 모습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글이 담긴 '새벽 편지'란 이메일을 매일 아침마다 30만명의 시민들에게 보내고 있다. 권태일 목사는 "20∼30년 전 시대 상황인 천막집, 판자집, 연탄마을 등이 늘어선 동정적 구제환경의 선입관을 벗어나 주택·근무지·병원 등이 구비된 전천후 복지마을인 '사랑의 국민마을'을 건립하는게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인천=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