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이 사상 처음 100% 밑으로 떨어지고 전반적인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것으로 나타났다.23일 한국은행이 상장 및 등록법인 1,373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3·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은 수출 호조와 금융비용 감소 등에 힘입어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8.3%를 기록, 전년 동기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000원어치 상품을 팔아 83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상손익 적자업체 비중은 35.1%로 작년 동기대비 5.0%포인트, 전분기보다는 6.5%포인트 각각 늘어 기업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업체 비중은 40.8%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작년 동기(33.0%) 및 전분기(34.9%)보다 각각 7.8%포인트, 5.9%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일부 우량 대기업들을 제외하면 중소기업들의 경우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거시적으로는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업체별로는 오히려 악화한 곳이 더 많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하도급 관계가 나빠지면서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9월 말 현재 전체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99.0%로 한은이 1978년 기업경영에 대한 통계 편제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았다.
그러나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차입금 비중은 53.6%로 1998년 말(41.9%)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장기 설비투자 수요는 적은 반면 단기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