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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획기적 방역 시스템 구축을

입력
2003.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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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이 전방위로 확산양상을 보이고 있다. 충북 음성의 종계장에서 처음 확인된 지난 11일 이후 어제까지 전국 9곳에서 감염이 확인됐고 7곳은 조사 중이다. 조류독감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의 신고는 잇따르고 있고 닭 오리 외에 오골계의 감염의심 사례도 보고되었다. 조류독감의 확산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칠면조 타조 등 다른 가금류에도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조류독감 파문을 계기로 현재와 같은 방역시스템으로는 가축 전염병의 예방이나 확산 방지는 거의 기대할 수 없음이 드러났다. 사육농가는 이상 발견 즉시 신고하지 않았고 방역당국은 신고를 받고도 느리고 미숙한 대응으로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 실제로 음성의 종계장에서 조류독감으로 닭이 죽어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일이었으나 방역당국이 이를 안 것은 11일이었고 조류독감으로 확인된 것은 12일이었다. 방역당국에 신고되기 전 6일간 조류독감은 무방비상태로 퍼져나간 셈이다.

전국이 1일 생활권인데다 대량사육 대량소비 체제를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는 전염병이 발생하면 거의 동시다발로 전국으로 확산될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번 조류독감의 경우 감염루트가 철새와 오염된 알 또는 새끼종자로 밝혀졌는데 이것은 전국의 가금 사육농가가 감염사정권 안에 있음을 뜻한다.

생활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는데도 방역시스템은 6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산과 인원 부족으로 사전 예방활동은 불가능하고 감염이 확인된 후에도 감염지역의 출입을 막거나 통행차량의 바퀴에 소독약이나 뿌리고 감염가축을 땅에 묻는 정도의 초보적 조치밖에 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축 전염병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국민건강을 감안하면 획기적 방역시스템 구축에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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