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지킴이' 강지원(54·사진) 변호사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남몰래 선행을 베풀어 온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강 변호사는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받은 출연료와 원고료 등을 꼬박꼬박 저축해 모은 5,000만원의 돈을 최근 두 달 동안 경제적 어려움으로 정규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된 청소년들을 위해 기부했다.
그는 "지난 7월부터 정기적으로 KBS라디오 아침 시사토크쇼 '안녕하십니까 강지원입니다'의 진행을 맡으면서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돈을 모을 수 있었다"며 거액을 기부하게 된 사연을 털어 놓았다.
1997년 서울고검 검사로 재직하면서 3년간 청소년보호위원회 초대위원장을 지낸 강 변호사는 청소년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킨 청소년 운동가의 '대부'로 통한다. 2000년 7월 사회적 논란을 무릅쓰고 '청소년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할 만큼 그는 청소년 문제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당시 일부에선 우려의 시각이 없지 않았으나 이미 20여년 전부터 대안학교인 '꿈틀 학교' '한빛청소년대안센터' 등 20여 곳의 청소년 단체 등에 청소년 복지향상을 위해 돈을 기부해 온 그였기에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
강 변호사는 "검사 시절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 신분의 '비행청소년'들을 만나게 되면서 청소년문제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문제인지 깨닫게 됐다"며 "무엇보다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 운동을 하는 사람이 청소년을 위한 사업에 기부하는 것이 무슨 이야기가 될 수 있냐"고 겸손해 하면서도 "가정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청소년들의 상처를 관심과 사랑으로 보살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난으로 사회가 점점 각박해질수록 기성세대가 청소년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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