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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가타·미야기懸 스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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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가타·미야기懸 스키 여행

입력
2003.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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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키어들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스키장 수는 불과 10여 개 수준. 주말에 스키 한번 타려면 리프트를 한시간씩 기다리기 일쑤고 스키장 인근의 방 잡기도 고역이다. 스키장까지 가는 길도 차가 막혀 짜증스럽다. 고생스럽게 스키를 타느니 조금 돈을 더 들여 마음 먹고 스키를 즐길 수는 없을까.이웃나라 일본의 스키장으로 눈을 돌리면 어떨까. 항공료만 더 투자한다면 질 좋은 스키장 위에서 마음껏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일본의 스키장들은 지금 한국 스키어를 잡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80년대 최고조에 달한 스키 열풍으로 일본 내 스키장 수는 무려 800여 개에 이르지만, 경제불황 등으로 스키 인구가 차츰 줄어드는 추세. 이에 반해 폭발적인 증가세에 있지만 빈약한 환경으로 고역을 치르는 한국 스키어들이 이들에겐 최대 잠재 고객인 셈이다.

야마가타현 자오온천스키장

일본 내 최고의 스키장 중 하나로 꼽히는 야마가타(山形)현의 자오(藏王)온천스키장도 그중 하나. 14개의 슬로프에 슬로프 총면적이 305ha, 최장활주거리가 9㎞에 이르는 자오온천스키장은 연간 100만명이 찾는 일본 내 굴지의 빅 스키장이다. 지금까지 한국 스키어들을 대상으로 한, 할인된 가격의 패키지 여행상품이 없을 정도로 콧대가 높았던 곳이다. 하지만 올 10월 야마가타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내 여행사를 상대로 홍보에 나서는 등 드디어 한국 스키어들을 향해 유혹의 손짓을 보내기 시작했다.

야마가타시에서 30여분 차를 타고 자오온천스키장으로 올라가는 길 자체가 눈의 천국이다.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눈이 무더기로 쏟아져 산 정상을 가늠키 힘들었다. 본격적으로 눈이 내리는 1월이면 하루에도 40∼50㎝씩 쌓인다고 한다.

눈안개가 핀 듯이 흐릿한 눈발 속에서 어렴풋이 드러난 산이 바로 자오 연봉이었다. 자오온천스키장이 자리잡은 자오 연봉은 야마가타현과 미야기(宮城)현에 걸쳐 해발 1,700여m의 봉우리 수십 개가 잇따라 솟아있는 일본 동북 지방 최대의 설원지대다. '신들의 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웅대한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데다 '땅을 파면 온천수가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온천으로도 이름 높은 곳. 백두산의 천지같이 산 정상부에 자리잡은 화산호수인 오카마(御釜) 호수를 정점으로 해서 수많은 폭포와 습지, 빽빽한 소나무숲 등이 밀집해 봄부터 가을까지는 '자오에코라인'이라 불리는 26㎞의 산악도로를 따라가는 관광으로도 유명하다. 그래도 역시 자오의 웅장함은 겨울철에 더욱 빛난다. 시야를 시리게 하는 은빛 설국의 세상이 한 없이 펼쳐지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쥬효(樹氷)가 자오의 자랑이다. 쥬효는 소나무 같은 침엽수에 눈이 내렸다가 그대로 얼어붙은 뒤 다시 그 위에 눈이 겹겹으로 쌓이면서 나무 전체가 눈기둥으로 변한 모습을 이르는 말. 거대한 눈의 요괴처럼 보인다고 해서 스노 몬스터(Snow Monster)라고도 불린다.

자오온천스키장이 일본인들에게 각광 받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9㎞라는 활주거리도 장쾌하지만, 세계에서도 흔치 않은 쥬효 사이를 뚫고 활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쥬효가 본격적으로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1월 하순부터 2월 하순까지가 쥬효의 절정기다. 이 맘 때는 야간 조명이 설치돼 환상적인 설국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낮에 스키를 즐겼다면, 밤에는 온천이 기다리고 있다. 스키장 밑에는 온천이 딸린 호텔과 여관이 100여개 정도 밀집해있다. 자오온천은 강한 유황 성분으로 냄새부터 시큼하다. 눈이 쌓인 노천 온천에 몸을 담그면 스키로 쌓인 피로가 눈 녹듯 풀어진다.

하지만 아직은 한국 관광객이 마음 놓고 여행하기에 불편함이 없지는 않다. 패키지 여행상품이 없어 비용이 다소 비싸고 한국어 통역도 부족한 상태. 그렇지만 야마가타현에서 한국여행사에 여행상품을 제안하고 있는 단계기 때문에 한국 스키어들의 최고 활강지로 꼽힐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미야기현의 에보시 스키장

자오 연봉의 서쪽편은 야마가타현이고 동쪽편은 미야기현. 자오온천스키장 여행상품이 아직은 개척단계라 다소 힘든 면이 있다면, 동쪽편에 있는 미야기현의 스키장으로 눈을 돌릴 만하다. 그 중 에보시 스키장은 국내 여행상품이 일찍부터 마련돼 매년 2,000여명의 한국 스키어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에보시 스키장은 자오온천스키장에 미치지 못하지만 일본내 스키장 중 10위권으로 최장활주거리 4.3㎞에 11개의 슬로프를 갖추고 있다. 자연설이 풍부한 데다 파우더 스노라고 불리는, 습기가 많지 않은 가벼운 눈이 많이 내려 부드럽고 빠른 속도의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미야기현의 센다이(仙台) 국제공항에서 한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역시 최대 장점은 스키장까지 가는 교통정체가 없고, 리프트를 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야마가타·미야기현=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 비용은 얼마나

스키장 내의 이용료는 국내 스키장과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전체 경비는 국내 스키장보다야 확실히 비싸다. 리프트권의 경우, 1일권이 자오온천스키장은 4,600엔(4만9,000원), 에보시 스키장은 4,400엔(4만7,000원)으로 용평스키장의 5만원과 차이가 없다. 1일 스키장비 대여료의 경우도 자오온천스키장은 2,800엔(3만원)으로 용평스키장의 2만5,000원과 비슷하다.

숙박요금은 1박 2식의 호텔급이 1인당 1만∼1만2,000엔 정도. 국내에서는 콘도 하나를 빌려 여러 명이 묵을 수 있지만, 일본의 숙박시설 요금은 사람 수대로 계산된다. 같은 방에 2명이 투숙해도 1인당 1,000엔 정도만 깎인다. 자오온천스키장에서 2박3일을 즐길 경우 항공료를 제외하면 1인당 3만∼4만엔 정도가 드는 셈이다. 또 패키지 여행상품이 없어 왕복항공료(60여만원)까지 합치면 1인당 100만원 정도를 잡아야한다.

패키지 여행상품이 마련된 스키장은 이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에보시 스키장은 2박3일 상품이 40만∼5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데 리프트권과 렌탈 요금 등을 합치면 1인당 70여만원 정도 든다. 그렇다고 해도 국내에서 즐기는 것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스키장이 방 잡기도 힘들거니와 열악한 교통상황, 한 두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리프트 대기시간 등을 감안하면 일본 스키장이 오히려 더 저렴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싸게 가는 방법도 있다. 4명이상의 단체 관광객일 경우 미야기현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를 통해 단체 항공권을 구입할 수도 있는데, 때에 따라서는 30∼40% 할인 받을 수 있다. 또 숙식도 호텔보다 저렴한 펜션을 이용하면 1박 2식으로 6,000∼8,000엔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다.

■ 여행문의처 에보시 스키장 등 미야기현 관광은 미야기현 서울사무소(02-725-3978)에서 종합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야마가타현은 서울사무소가 없긴 하지만, 미야기현 서울사무소에서 대신 안내를 해주고 있다. 더욱 자세한 문의는 자오온천관광협회(81-23-694-9328), 야마가타현관광협회(81-23-647-2333), 미야기현 여행상품은 롯데관광(02-3992-302), 노랑풍선(774-2660), 팬더세계여행(7777-230), 하나투어(577-1212)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 교통편 아시아나 항공이 미야기현의 센다이시로 매일 한차례(오전 10시 20분) 직항한다. 운항 시간은 2시간이며 시차는 없다. 자오온천스키장은 센다이 공항에서 1시간 45분가량 걸리며, 에보시 스키장은 1시간 정도. 공항에서 스키장까지 셔틀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 숙박시설 자오온천스키장에는 호텔 르센트 다카미야(81-23-694-9135), 미야마소 다카미야(81-23-694-9333) 등이 있고, 에보시 스키장에는 미야기자오로얄호텔(81-22-434-3600) 등이 있다.

■미야기·야마가타현 명승지

미야기현과 야마가타현은 스키장 외에도 명승지가 많다. 미야기현에서는 일본 삼경중 하나로 꼽히는 마쓰시마(松島), 16∼17세기 미야기현을 일으켜 세운 영주인 다테 마사무네(伊達政宗)와 관련한 유적 등이 볼만하며 야마가타현에서는 절벽에 들어선 고찰인 야마데라(山寺)의 경관이 일품이다. 스키투어에 나섰다가 하루정도 시간을 내 둘러봐도 더할 나위 없지만, 따로 스케줄을 잡아 들러봐야 제대로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다테 마사무네(1567∼1636)의 유적

다테 마사무네는 미야기현청 소재지인 센다이시의 터전을 닦은 중세 시대의 무장.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넘어가는 일본의 격변기 때 변방에 불과했던 미야기현의 현청 소재지인 센다이를 동북지방의 중심으로 비약시켰다. 그의 묘가 안장된 즈이호덴(瑞風殿), 그가 세운 센다이성 등 미야기현을 방문하면 수없이 그의 이름을 듣게 된다. 임진왜란 때 조선으로 출병하기도 했다.

마쓰시마

센다이시 인근에 자리잡은 해안. 우리나라의 다도해처럼 26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밀집해 있다. 깍아지른 절벽의 섬들과 푸릇푸릇한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뽐낸다. 특히 일출 때가 장관이다. 유람선을 타고 둘러보는 데 1시간 가량 걸린다. 또 마쓰시마 해안의 대표적 건축물로 807년에 세워졌다가 다테 마사무네가 재건한 사당인 고다이도(五大堂)가 유명하다.

즈이간지(瑞巖寺)

828년 세워진 일본 오슈 지방 제일의 선사였는데, 1604년 다테 마사무네가 재건하면서 다테 가문의 위패를 모시는 사찰로 변형된 곳이다. 거대한 삼나무가 도열한 입구가 인상적이며 8-9세기 스님들이 수도를 위해 파놓은 암굴이 지금도 남아있다. 특히 경내에는 다테 마사무네가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가져온 홍매화와 백매화 두 그루의 나무가 지금도 남아 꽃을 피운다. 최근에는 다시 이 두 그루에서 분재한 매화 나무가 서울 남산의 안중근의사 기념관에 심어져 자라고 있다.

야마데라

야마가타현의 야마가타시에서 북동쪽으로 14㎞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고찰. 30여개의 크고 작은 사당이 깎아지른 바위산에 다닥다닥 달라 붙어 있는 모습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860년부터 세워진 후 16세기까지 사당이 하나 둘 늘어나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단풍 들 무렵이 가장 경관이 뛰어난데, 눈이 쌓인 겨울철 전망도 장관이다.

체리랜드 사가에

야마가타현은 관광농원으로 유명하다. 야마가타현 사가에시의 체리랜드 사가에에서는 계절별로 체리, 포도, 딸기 등을 직접 따먹는 체험을 할 수 있다. 11월 하순부터 3월중순까지는 딸기 따기 체험을 하며 따는 만큼 먹을 수 있다. 30분간 1,400엔.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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