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쿠크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250㎞ 떨어진 유전도시이다. 한국군의 정확한 담당 지역은 주도 키르쿠크시를 포함한 앗타민주(州)로, 주의 면적은 우리나라 경기도 정도인 1만282㎢이며 인구는 약 95만 명이다. 1927년 이라크 최초의 유정이 발견되면서 급속히 발전했으며 이라크 석유의 40%가 매장돼 있다.당초 쿠르드족이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70년대 사담 후세인의 아랍화 정책에 따라 현재는 쿠르드족과 아랍족, 투르크멘족 등 다양한 민족들이 섞여 살고 있다.
그런 사연 때문에 쿠르드족은 역사적인 권리를 주장하며 키르쿠크를 쿠르드족 자치지역 중심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과도통치위원회의 쿠르드인 위원들과 쿠르드족 지도자들은 키르쿠크 등을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하는 이라크 연방 구성 제안을 내놓았다. 쿠르드족은 또 후세인의 아랍화 정책 추진으로 추방된 쿠르드인들의 귀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쿠르드족의 자치 움직임은 향후 민족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키르쿠크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고 미군 점령이 시작되면서 여느 도시들과 비슷하게 치안상황이 불안하지만 현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다수를 차지하는 쿠르드족과 투르크멘족이 후세인 시절 차별대우와 핍박을 받았기 때문에 후세인 정권 몰락을 반기는 사람들이 많고 미군에 대한 적대감도 다른 지역보다는 덜하다.
키르쿠크 시민에게 한국은 전혀 생소한 나라는 아니다. 80년대 말 현대건설이 대규모 상수도 건설공사를 하면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라크 저항세력이 미군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대신 석유 저장시설이나 송유관 등 기간시설 파괴로 혼란 상황을 노리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 도시도 빈번하게 저항세력의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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