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지법 형사합의24부(이대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 씨에 대한 공판에서 변호인측이 송씨가 북한 정치국 후보위원인지 확인하기 위해 북한 노동당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 재판부의 수락 여부가 주목된다.송씨 변호인단은 "북한도 남한과 동시에 유엔에 가입한 하나의 국가인 만큼 사실조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헌법상 반국가단체인 북한이 바르게 답변해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통일부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은 받아들이되 노동당에 대한 신청은 다음 기일에 채택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송씨는 이날 "남한은 비판하면서 북한 민주화에 대해서는 왜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았느냐"는 검찰 추궁에 "그러면 머리에 '북한의 민주화를 원한다'고 쓰고 남한의 민주화를 주장해야 하느냐"고 반박했으나 답변은 거부했다.
검찰 질문이 끝난 뒤 "대한민국 검사 중에 북한의 정치 억압을 비판하고 시정하려는 노력을 보여 준 검사를 알고 있느냐"는 박연철 변호사의 반대 질문에 송씨가 "없다"고 응수하자 방청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편 세계적 석학이자 송씨의 옛 스승인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위르겐 하버마스(사진) 명예교수가 송씨의 한국 대책위를 통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하버마스 교수는 탄원서에서 "송 교수에 대한 체포, 심문 및 기소 과정을 놀라움과 이해할 수 없는 심정으로 관찰해 왔으며, 커다란 우려를 가지고 공판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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