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가다피(61·사진) 리비아 국가원수는 22일 "다른 나라들도 평화적으로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린 리비아의 적극적 조치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가다피는 이날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CNN 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19일 발표한 대량살상무기(WMD) 포기 선언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가다피는 '다른 나라'가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언급은 북한, 이란 등에 대해 대량살상무기 포기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다피는 "이라크 전쟁이 나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었다"면서도 "그러나 나의 결정은 능동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는 리비아가 미국, 영국 등과 9개월 간의 협상을 거쳐 WMD 포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라크전이 영향을 줬음을 처음 시인한 것이다.
가다피는 "리비아는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프로그램과 장비를 가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생화학무기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리비아의 WMD 프로그램이 무기 생산에까지 이르지 않았음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평화적 목적을 위해 그같은 프로그램을 준비했던 것이지만 이제는 그것마저도 완전히 제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다피는 "그동안 리비아에 대해 온갖 소문과 선전이 있었지만 국제 사찰단은 우리가 숨길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가 변화하고 있으므로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를 갖지 않고도 보다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뒤 리비아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경제 제재가 해제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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