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11일로 예정된 열린우리당 지도부 경선을 앞두고 원내·외 인사들이 대거 출마 움직임을 보이면서 후보 난립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인사들은 내년 총선을 겨냥, 낮은 지지도와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어 "경선을 희화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23일 현재까지 지도부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김정길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과 김태랑 상임중앙위원, 유재건 의원, 이석현 허운나 전 의원 등 6명. 부산·경남(PK) 출신인 김두관 전 장관과 김태랑 위원은 22일 출마의 변으로 "우리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데 실패했다", "우리당이 현실 정치를 주도하지 못하고 정권 재창출의 주역으로서 역할과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며 참여정부의 난맥상과 우리당 행태를 신랄히 비난했다.
당내에선 후보 등록일(28일)까지 10명 이상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내 소장파인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 의원과 신계륜 김원웅 의원, 중진급에서 김근태 원내대표, 이부영 장영달 의원, 여성 인사로 김희선 의원, 이미경 전 의원, 원외로는 이강철 박명광 상임중앙위원과 장애인운동 대표인 최민 중앙위원 등이 거론된다. 이중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28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정 의원은 라이벌인 천·신 의원이 동반 출마할 경우 지지표 분산으로 "3명 모두 어려워질 것"이라며 탐탁치 않은 분위기다. 정 의원은 이 부분을 정리하기 위해 당내 핵심 인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세대 교체를 우려하는 당 중진들은 '경선 흥행'을 이유로 김근태 대표의 출마를 강권하고 있다. 통합연대, 신당연대, 개혁당 등 외부 개혁세력은 후보단일화로 맞설 태세다.
이처럼 후보 난립 조짐이 보이자, 당 지도부는 이날 뒤늦게야 "경선 출마시 현행 160명의 중앙위원 중 10명∼15인 이하의 추천을 받도록 하고, 중복 추천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자격 요건을 제한했다. 최대 16명의 후보만 출마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중앙위원 추천 및 기탁금(5,000만원)으로 출마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이 역시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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