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쿠크는 우리정부가 미국측에 "한국군 파병지로 가장 선호한다"고 제시한 지역이다. 이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미군 173공정여단 사령부가 앗타민주 키르쿠크시에 있기 때문에 주둔지로 키르쿠크가 거론되는 것이지 미군은 실제로 키르쿠크 이외에도 아샥 하이쟈 다거 등 앗타민주 여러 지역에 부대를 배치하고 있다. 한국군은 미군이 담당해온 임무를 그대로 인수하기 때문에 사실상 키르쿠크를 넘어 앗타민주 전역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키르쿠크에서는 6월 이후 50여 차례 적대행위가 발생해 미군 5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했다. 지난달 13일에도 폭발물 공격으로 미군 휴가병 1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 군 고위 관계자는 "후보지역 4곳 모두 안전에 문제가 있으나 차악(次惡)을 택했다"며 "키르쿠크가 안전면에서 탈 아파르와 카야라 등 북부의 다른 후보지역에 비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후세인 정권 시절 탄압을 받았던 쿠르드족이 도시 전체 인구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동맹군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있고, 엄청난 석유가 매장돼 있다는 점도 파병 대상지 선정의 주요 고려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키르쿠크 지역에서 치안유지에 투입된 이라크군은 없으나 경찰 3,000여명, 민방위대 1,100여명, 시설경비대 300여명 등 현지인들이 치안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군은 앞으로 경찰을 4,100여명, 민방위대를 2,6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장수 합참 작전참모본부장은 "우리가 파병할 때쯤이면 자체 치안유지 인력이 확보될 것이며 한국군은 이들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들의 치안유지 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한국군이 치안유지에 직접 투입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편 미국측은 이번 협상과정에서 대미 군사협의단에게 키르쿠크 지역 외에 추가로 다른 곳을 담당할 의향을 물어왔으나 한국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미국이 한국에 더 많은 기여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 치안유지 활동을 위해 장갑차 등으로 무장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장비에는 개인화기와 중기관총(K-6), 고속유탄발사기(K-4), 박격포, 소규모 대전차 화기, 장갑차(K-200)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격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헬기와 전차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합참 관계자는 "헬기는 갖고 가지 않는 대신 전술적 임무를 부여 받았을 때 미군의 지원을 받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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