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제품으로 꽁꽁 닫혀 있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라.' 올들어 극심한 내수침체에 시달려온 가전 업체들이 최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내수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 아이디어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린나이코리아의 주방브랜드인 쎄인웰은 최근 열풍 건조방식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압축해서 말려주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비움'을 선보였다. 쓰레기를 건조할 경우 양이 5분의 1로 줄어드는데다 일반 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릴 수도 있어 인기다. 린나이코리아 관계자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됐던 부패 및 침출수 배출, 악취 발생 등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주기 때문에 출시하자마자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증기를 이용해 찜 요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전자레인지 '아쿠아 스팀'을 출시했다. 찜기 내부에 2단 받침대를 사용해 많은 양을 한꺼번에 조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두 가지 요리를 동시에 할 수도 있는 것이 특징.
LG전자도 대부분 DVD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동시자막 학습기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어학학습 도중 모르는 단어가 등장할 경우 내장 메모리를 통해 사전처럼 곧바로 찾아볼 수 있는 사전기능을 추가한 DVD 플레이어를 내놓았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책상다리 등 장애물에 걸리면 브러시의 양 날개 부분이 각각 45도로 펴지고 장롱이나 침대 밑에서는 브러시가 지면과 평행이 되는 등 다양한 브러시 기능을 갖춘 '나노실버 청소기'를 출시했다.
환경운동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이 친환경 가전제품 보급 확대를 위해 직접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는 라디오와 손전등도 눈길을 끄는 아이디어 상품. 건전지가 아닌 태엽을 감아 충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재활용 외장재를 사용한 라디오의 경우 1분 충전으로 50분 가량 사용할 수 있는데 소비자 가격은 3만5,000원.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국내 건전지 소비가 하루 300만개다. 앞으로 건전지가 필요 없는 가전제품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기능에 다른 기능을 추가해 하나의 가전제품으로 여러 제품의 기능을 갖추고 있는 복합형 가전제품도 불황기를 맞아 아이디어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완전평면 TV에 VCD와 MP3 파일까지 재생할 수 있는 DVD 플레이어, 그리고 VCR 기능을 한꺼번에 결합한 '콤보 TV'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가습기에 공기청정 기능을 추가한 공기청정기 겸용의 가습기를 내놓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습기가 주로 사용되는 겨울철 일수록 환기가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고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것은 사용하기 편리한 기능을 갖춘 아이디어 상품일 수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이 같은 아이디어 제품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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